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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 vs 에코프로비엠…코스닥 2위 다툼 치열, 승자는?

권효중 기자I 2021.09.06 01:30:00

2월 허위공시 의혹 이후 128% 오른 에이치엘비
코로나19 백신 '나노코박스'와 '리보세라닙' 등 기대감↑
지난달 2위 에코프로비엠과 '순위 쟁탈' 치열해질 듯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달 에코프로비엠(247540)이 차지했던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에이치엘비(028300)가 이달 다시 되찾고, 하루 만에 내주는 등 ‘2위’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에이치엘비는 코로나19 백신 모멘텀 등이 유효하고, 에코프로비엠 역시 긍정적인 수급에 힘입어 2차 전지 소재 부문의 성장성이 기대돼 각각의 강점이 큰 만큼 2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허위공시’ 이후 128% ‘쑥’ 오른 에이치엘비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3일 에코프로비엠은 5.96% 오른 31만4800원으로 마감,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올랐다. 전날 2위였던 에이치엘비는 0.47% 상승한 6만4700원에 그쳐 3위로 내려앉았다. 그간 줄곧 2위를 지켜왔던 에코프로비엠이 2일 3위로 떨어졌다가 3일 다시 2위 자리를 되찾은 것이다. 시가총액 차이는 300억원이 채 되지 않아 순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에이치엘비는 지난 2월 ‘리보세라닙’ 임상 결과 허위 공시 의혹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당시 에이치엘비는 지난 2019년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미국 3상 임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 허위공시하고 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에 회사 측은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직접 유튜브를 통해 해명에 나서며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처음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 2월 16일 하한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순위 역시 3위에서 8위까지 밀려난 바 있다. 이후 2월 18일에는 장중 2만9938원까지 하락, 52주 신저가를 썼다.

‘허위 공시 의혹’ 이후 에이치엘비는 2월 24% 넘게 하락한 데에 이어 3월에는 42% 넘게 하락하며 부진했다. 지난 5월에는 공매도 부분재개를 앞두고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은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인 ‘K스톱’을 추진하며 에이치엘비를 주요 종목으로 꼽았고, 회사의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공매도를 피할 수 있도록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해당 기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지는 못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도 에이치엘비의 공매도 잔고는 약 3687억원으로, 아직도 코스닥 시장에서 신라젠(215600)을 이은 2위 수준이다.

백신·학회 모멘텀 vs 2차전지 양극재

이렇듯 부침을 겪었지만 에이치엘비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8월 한 달간 53.95%나 올랐으며, 지난달 30일에는 6만8400원으로 신고가를 썼다. 이후 이달 들어서도 16.6% 올랐다. 불과 6개월여 만에 지난 2월 신저가와 비교 시 120% 가량 튀어오른 것이다.

최근의 강세를 이끈 것은 협력 관계의 베트남 바이오 기업 나노젠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에이치엘비는 지난달 18일 베트남에서 임상 3상을 진행중인 나노젠의 코로나19 백신 ‘나노코박스’의 글로벌 권리를 인수하기 위한 권리 협약(MOU)을 체결했다.

여기에 주요 파이프라인인 리보세라닙 역시 제약·바이오 종목의 주요 모멘텀 중 하나인 ‘학회 발표’를 앞두고 있다. 회사는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리는 세계 폐암학회(WCLC2021)에서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리보세라닙(중국명 아파티닙)과 면역항암제, 세포독성항암제의 병용치료 임상결과 2건 등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리보세라닙은 다양한 암종 대상 임상에서 완전 관해가 보고되는 등 긍정적인 결과를 잇달아 내놓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허위공시 혐의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의 후속 조치와 관련돼 아직 들은 바가 없다”라며 “금융당국의 결정인 만큼 이를 기다리고 있지만, 빠른 조치와 소통을 통한 불확실성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에이치엘비의 최근 급등세에도 불구, 지난달 2위로 뛰어오른 에코프로비엠 역시 2차전지 양극재 관련 기대감이 높은 만큼 향후에도 이들의 ‘2위 싸움’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2025년까지 29만톤의 증설, 매출액 8조원 달성이라는 중장기 비전이 유효하다”라며 “하반기 미국 양극재 증설 발표 등에 주목할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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