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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이자 전우였던 카폰 신부는 전장에서 마지막까지 부상병을 돌보다 포로가 됐고, 1951년 포로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런 행적으로 인해 그는 ‘한국전의 예수’로도 불린다.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한 그의 유해는 그간 발견되지 않았는데, 지난 3월 미국 하와이주의 국립태평양 묘지에 안장된 신원 미상의 참전용사 유해 중에서 카폰 신부의 유해가 확인됐다.
선종 70년 만의 일이었다.
정 추기경이 6·25전쟁 속에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서 사제의 길로 진로를 바꾼 일은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신학생 때 우연히 ‘종군 신부 카폰’을 읽게 됐고, 1956년 우리말로 직접 번역해 책을 냈다.
정 추기경은 사제가 된 후로도 카폰 신부의 시복시성(諡福諡聖)을 위해 기도했다고 한다.
지난 3월 병상에서 카폰 신부의 유해가 수습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크게 기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개정판의 추천사를 쓰고 수정사항을 전달하는 등 생애 마지막까지 카폰 신부의 삶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애썼다.
개정판은 시대가 지나 어색해진 표현을 수정하고, 독자들이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바꿔 출간됐다.
또 카폰 신부가 소속했던 미국 캔자스주 위치토 교구와 협력해 교구에서 보내준 추천사와 카폰 신부에 관한 다양한 사진 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