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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잭 웰치는 전설...추풍낙엽의 CEO들 - BW

박재림 기자I 2000.12.02 09:25:21
세계 최대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CEO)인 잭 웰치 회장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최근 40대의 젊은 사장을 후임자로 선임한 그가 예정대로 내년 말 물러난다면 그의 재임기간은 20년이 된다. 그의 재임기간에 도전한다는 것은 신인선수가 메이저리그 연속출장기록을 갖고 있는 칼 립켄의 기록을 깨는 것보다 어렵다. 美비즈니스위크는 최근호에서 GE가 차기 회장을 지명한 것을 계기로 CEO들의 다양한 통계 기록들을 커버스토리로 전하고 있다. 전세계 주요 대기업의 3분의 2는 지난 95년이후 최소 한번은 CEO를 교체했다. 지난 12개월동안 1000명이 넘는 미국 CEO 들이 쫓겨났으며 이들중 3분의 1은 9월 이후 방출당했다. 또 미국 200대 기업의 CEO중 39명이 올해 대표이사자리에서 떨어져 나갔다. 더욱 놀라운 일은 능력 발휘를 위해 어느 정도나 시간을 할애받았었는가 하는 점이다. 로이드 워드(메이테그) 데일 모리슨(캠벨소프) 더크 야거(P&G) 리차드 톰슨(제록스) 리차드 맥긴(루슨트) 마이클 홀리(질레트)의 재임기간을 다 합쳐야 웰치회장 재임기간의 절반을 조금 넘는 10년 11개월이다.
 주요 CEO들의 재임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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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바라드(마텔)        37개월 
리차드 맥긴(루슨트)    36개월
아이베스트(코카콜라)   28개월
더크 야거(P&G)         17개월
워드(메이태그)         15개월
리차드 톰슨(제록스)    13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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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CEO들은 애초에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될 사람이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CEO에 대한 기대치도 버블이 되면서 도저히 이룰 수없는 실적을 요구하는 경우도 생긴다는 점이다. CEO들에게는 빠져나오기 힘든 덫에 갈린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CEO들의 임무는 웰치가 회장직을 시작할 때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시장은 초경쟁을 보이며 구석 구석에서 치고 올라오는 신기술이 정신을 못차리게 만든다. CEO가 알아야 한 일들이 너무 많다. 증권시장이 호황일 때는 형편이 낫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주식시장은 불황이다. 나스닥은 올들어 고점대비 40%나 떨어졌다. 73-74년이후 최악의 불황이다. 주식시장이 상승하거나 투자가들이 기대치를 낮추지 않는 한 CEO들은 앞으로도 파리목숨이 될 것이다. 보다 많은 기업에서는 유능한 CEO를 찾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 경영자를 찾아주는 헤드헨팅 기업들의 매출은 북미지역에서 99년 87억달러였다. 5년전에는 39억달러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역으로 헤드헌터들이 지역의 덜 검증된 CEO들을 대거 시장에 내놓도록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이 또한 CEO가 자주 교체되는 원인이 됐다. 글로벌크로싱은 97년이후 3명의 CEO가 쫓겨났다. 마지막 사람인 레오 힌더리는 텔리커뮤니케이션분야의 전문가로 업계에 명성이 높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겨우 7개월 재임의 단명이었다. 몇몇 회사에서 CEO의 재임기간은 몇달이 아니라 몇주로 계산될 정도다. 로버트 오리어리는 퍼시픽케어헬스에서 12주간 CEO였다. 월터인터스트리란 건축회사는 9개월동안 5명의 CEO를 임명했었다. 웃어가며 편안한 마음으로, 그리고 자신감을 갖고 임멜트(웰치 회장의 후임자)가 뉴욕의 기자회견장에 나타났지만 임멜트는 "불쌍"할 수있다. 그는 시장이나 사내에서 웰치 만큼의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매우 강한 압력을 받을 것이다. 웰치가 꼭 능력이 아니라 호시절을 만나 누릴 수있었던 행운까지 임멜트는 실력으로 얻어내야 한다. 이제 CEO들이 갇혀버린 덫을 풀어줘야 한다. 그 덫은 90년대의 초호황으로 CEO에 대한 버블을 통해서 만들어졌으며 이제 왜곡된 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가듯 CEO시장도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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