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넷플릭스 CEO "망 이용대가 부과하면…'오징어게임' 다시 못 나온다"[MWC23]

함정선 기자I 2023.03.01 03:41:44

MWC23 기조연설자로 나서 '망 이용대가' 관련 언급
"망 이용대가로 콘텐츠 투자 줄고 통신사에도 불리"
고품질 요금제 사용자 감소 이어지고 소비자도 손해
각자 영역에서 잘 하는 투자 진행해야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CEO가 망 이용대가를 추가 부담하게 되면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한국의 인기 콘텐츠들이 탄생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통신사 등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이 구글과 넷플릭스가 네트워크 투자 비용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며 주장하고 있는 망 이용대가가 결국 콘텐츠 투자를 감소시켜 소비자가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렉 피터스 CEO는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 중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23(MWC23)의 기조 연설자로 나서 “일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들이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세금을 부과해 네트워크 인프라를 위한 보조금을 마련하자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이러한 세금은 정반대의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렉 피터스 CEO가 말하는 정반대의 결과는 망 이용대가가 ISP의 투자 부담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고가 요금제 사용자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세금 때문에)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창작 커뮤니티를 해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고가의 통신사 요금제가 가진 매력을 반감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렉 피터스 CEO는 MWC23 첫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담당 집행위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티에리 브르통 위원은 기조연설에서 망 이용대가 문제에 대해 ISP와 콘텐츠 사업자(CP) 어느 한 편에 서지 않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통신 업계에서는 그럼에도 브르통 위원이 유럽의 ‘연결성’ 확대를 강조한 만큼 망 이용대가 부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에둘러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CEO가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 중인 MWC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함정선 기자)
그러나 그렉 피터스 CEO는 “어제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이 말씀하신 것처럼, 거대 통신사와 엔터테인먼트 기업 사이에서 양자택일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통신사가 각자 잘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방식이 더 좋은 접근 방법”이라고 말했다.

ISP와 CP가 서로의 영역에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로 브르통 위원의 말을 해석해 말한 셈이다.

이와 함께 그렉 피터스 CEO는 인터넷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는 콘텐츠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한국의 드라마 등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넷플릭스는 인터넷의 힘을 지렛대 삼아 전 세계 곳곳의 스토리텔러들과 엔터테인먼트 팬 사이의 장벽을 허물고 있다”며 “장벽이 없어지는 것은 오징어 게임처럼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는 작품이 더 많아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렉 피터스 CEO는 “오징어 게임은 스트리밍 시작 첫 한 달 동안 16억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사상 가장 성공적인 TV쇼로 자리매김했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그는 “그뿐만 아니라 현재 전 세계 넷플릭스 회원의 60% 이상이 ‘지금 우리 학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피지컬 100’ 등 적어도 한 편 이상의 한국 작품을 넷플릭스에서 시청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렉 피터스 CEO는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TV 등도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현재 방송사들의 시청자 규모를 고려할 때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인터넷 트래픽이 훨씬 많을 수 있다”고 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