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국민의힘 의원과 ‘악연’(?)을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작가에 이어 딸 다혜 씨도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문 작가는 자신과 관련해 거듭 의혹을 제기한 곽 의원을 향해 지난 14일 “내가 대통령 아들이기 때문이란 근거 하나로 궁색한 주장만 한다”며 오히려 자신이 “문제없음이 검증된 것”이라고 했다.
다혜 씨 역시 자신의 아들이자 문 대통령의 외손자인 서모 군의 특혜진료를 주장한 곽 의원을 경찰에 고소하고 “대통령 가족이기 때문에 제기되는 정쟁을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어린 아이의 진료 기록을 거짓으로까지 이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누리꾼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대통령의 아들, 딸이기 때문에’ 각종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라는 의견과 “‘대통령 아들, 딸이라는 이유로’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을 제기하는 건 혈세 낭비”라는 비판으로 크게 나뉘었다.
◇ 대통령 외손자도 ‘의혹’…“사생활 침해”
곽 의원은 최근 문 작가가 서울시의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 지원 공모사업’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측이 계속해서 “사실이 아니다”라며 설명자료를 내놓아도 “수긍하기 어렵다”며 같은 의혹에 대해 파고들고 있다.
또 곽 의원은 문 대통령의 외손자인 서군의 특혜진료 의혹에 이어 자가격리 여부를 캐물었다.
서 군이 서울대 어린이병원 진료를 위해 지난해 입국했는데, 2주간 자가격리 기간을 갖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을 지켰는지 증명할 자료를 청와대에 요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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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다혜 씨가 곽 의원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아들의 개인 의료정보를 유출한 사안에 대해 서울대병원 직원도 고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자 곽 의원은 “뭐가 허위라는지 알 수가 없다”며 “(서 군이)병원에 온 것을 목격한 것이 의료정보라는 (다혜 씨 측의) 주장도 헛웃음만 나온다”면서 서군의 자가격리 여부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 곽 의원은 왜 가족을 저격할까?
문 대통령 아들, 딸에 대한 곽 의원의 집요한 추궁은 그의 경력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공안 검사 출신인 곽 의원은 박근혜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냈다. 민정수석의 역할 중 하나가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과 관련한 비위행위 등을 관리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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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의원은 “청와대에는 대통령 친인척을 전담하는 직원들이 있다”며 “대통령 아들이 허위사실공표 명예훼손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민정수석실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밝히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 “입이 열 개라도 침묵” vs “적극 대응해야”
문 대통령의 자녀와 벌써 2년여간 설전을 벌여온 곽 의원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갑론을박이 있었다.
이재오 국민의힘 전 상임고문은 지난해 10월 CBS 라디오에서 “시민단체가 하는 건 몰라도 국회의원이 대통령 아들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고문은 “현역 대통령 아들도 정치인과 상대하면서 말을 주고받거나 나서는 건 옳지 않다. 그런 예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거 현직 대통령 아들은 대통령 아들은 조용히 자기 아버지가 대통령이니까 입이 열 개라도 조용히 자기 일에 충실했다”며 “정쟁거리가 될 수 있는 말을 꺼내는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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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그러면서 “국회는 할 일이 정말 많다”며 “당장 이번 임시국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민생 법안들을 긴급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민희 민주당 전 의원은 “주변에선 아마도 대통령의 아들이라 가만히 있으라는 조언이 있었을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남겼다.
최 전 의원은 곽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서울 재보궐 선거에서 20대 표심을 흔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근거 없는 마타도어(흑색선전)에 주눅들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문 작가를 응원한다”고 했다.
곽 의원의 의혹 제기에 문 대통령 자녀와 관계 기관이 반박한 도돌이표식 설전은 다혜 씨의 고발로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현직 대통령의 자녀가 현역 의원을 고발한 전례없는 일이기에 더욱 그렇다.
다혜 씨 측 법률대리인은 곽 의원에 대해 “곧 민사 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