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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의 특허Talk] 다이슨 전기차..기존 상식 깬 특징은?

김종호 기자I 2019.05.18 08:13:00

오는 2021년 출시 목표로 개발 박차
공기저항 줄이기 집중..에너지 효율 높여
많은 배터리팩 탑재 위해 차량 구조도 개선

다이슨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를 통해 공개한 전기차 관련 특허 (이미지=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특허는 과거도, 현재도 아닌 미래입니다. 글로벌 특허 전쟁 속 기업들이 경쟁하듯 내놓은 특허를 들여다보면 이들이 그리는 미래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의 깊은 고민과 전략부터 목표까지도 엿볼 수 있죠. 물론 모든 특허가 세상의 빛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하나의 특허를 통해 작은 기업부터 커다란 시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가볍게 지나치기는 너무 아쉽지 않을까요? <편집자 주>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무선청소기와 공기청정기, 드라이어 등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영국 가전 기업 다이슨(Dyson)이 전기자동차를 만든다고 합니다. ‘가전 기업이 갑자기 전기차를?’이라는 반응이 주로 나오지만 다이슨은 생각보다 더 오랜 기간 전기차 사업을 준비해왔습니다.

앞서 다이슨은 3년 전인 2016년 초 영국 정부로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을 위해 1600만파운드(약 244억원)을 지원받으면서 전기차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후 1억7400만파운드(약 2658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통해 본사가 있는 영국 맘스베리 지역에 전기차 연구팀을 꾸리고 500명이 넘는 연구 인재를 불러 모았습니다. 2017년 6월에는 영국 윌셔 훌라빙턴 비행장으로 연구팀을 옮기고 그곳에 최첨단 연구기지를 설립하면서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붙였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싱가포르에 전기차 제조 시설을 건립하고 2020년 완공해 2021년 완성된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까지 공개했죠.

다이슨이 만들 전기차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오늘은 다이슨이 지난해 5월 신청한 전기차 관련 특허를 통해 2021년 다이슨이 출시할 전기차의 모습을 미리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공개된 다이슨의 전기차 특허를 살펴보면 크게 3가지 특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높은 지상고와 낮은 전고 △좌석 아래에 위치한 배터리팩 △대형 휠입니다.

우선 다이슨이 특허 설명을 위해 소개한 콘셉트 전기차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형태입니다. 단순히 외관만 보면 여느 SUV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굳이 찾자면 다이슨의 전기차에는 백미러가 있어야 할 자리에 백미러가 없습니다. 다이슨은 백미러가 차량을 통과하는 공기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카메라 시스템으로 이를 대체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운전석을 포함해 3열, 총 7개 좌석을 갖춘 이 전기차는 SUV인 만큼 지상고가 일반 승용차보다 훨씬 높습니다. 지상고가 260mm로 보통의 SUV(210mm)보다도 더 높죠. 지상고는 지면으로부터 차체의 밑바닥까지의 높이를 말합니다. 다이슨은 높은 지상고를 통해 두 가지 장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첫째로 지상고가 높으면 높을수록 거친 지형을 주행하기 적합하고, 둘째로 운전자가 높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안전성이 향상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다이슨의 전기차는 지상고가 높은 반면 전고(차량 높이)는 1800mm로 다른 SUV와 비교해 비교적 낮습니다. 차량 높이가 낮을 경우 더 낮은 무게 중심을 가질 수 있으며, 차량 정면 면적이 줄어들어 공기의 저항도 피할 수 있죠. 다이슨은 운전석 앞 유리를 상대적으로 얕은 수평면 대비 25~30도로 기울여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도 했습니다.

다이슨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를 통해 공개한 전기차 관련 특허 (이미지=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다이슨 전기차의 또 다른 특징은 전기차의 핵심인 전기 배터리팩을 트렁크나 보닛 등이 아닌 차체 바닥에 배치했다는 점입니다. 배터리팩을 운전석 등 좌석 밑에 깔게 되면 차량의 무게 중심을 낮출 수 있어 핸들링을 개선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 트렁크를 넓게 사용하게 되면서 기존 전기차의 단점인 공간 활용성을 보완할 수도 있죠. 보닛 길이가 짧아지면 운전자가 전방 거리를 보다 잘 측정할 수 있게 돼 주차나 기동 등에서 유리해집니다.

다이슨이 전기차의 지상고를 높인 이유 중 하나도 배터리팩을 차체 밑으로 깔게 됨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충격이나 빗물 유입 등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이슨 전기차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대형 휠입니다. 다이슨은 커다란 휠을 장착한 것을 두고 승차감을 높이면서도 큰 배터리팩을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기존 업계에서는 차량 휠이 클 경우 가속 및 감속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줄어들고 큰 하중량으로 인해 승차감 역시 떨어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다이슨은 이것이 편견이라고 말합니다. 다이슨은 전기차의 경우 주행이나 제동 중 에너지 회수가 가능함으로 오히려 큰 휠이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승차감 문제는 타이어 공기압을 낮게 설정해 해결했죠. 특히 대형 휠은 높은 지상고와 높은 좌석 위치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다이슨의 설명입니다. 다이슨은 휠의 위치도 차량 전후방에 최대한 가깝게 배치해 배터리팩을 탑재할 수 있는 공간을 넓히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다이슨은 기존의 일반 차량보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도 배터리팩을 보다 많이 장착할 수 있는 쪽으로 전기차 개발 방향을 잡았습니다. 실제 다이슨의 최고 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은 지난 8일 “대부분의 경쟁사처럼 기존 차량 모델을 기반으로 전기차를 개발하는 것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효율적이지만 차량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는 “이번에 공개한 특허를 기반으로만 제품을 생산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이슨 전기차는 공기역학과 비전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공조, 정화 등부터 모터와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다이슨 고유의 모든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아무래도 이제부터는 다이슨을 단순한 가전 기업이 아닌 기술 기업으로 불러야 할 것 같네요.

다이슨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를 통해 공개한 전기차 관련 특허 (이미지=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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