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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글로벌)알래스카 유전폐쇄..유가 더 오른다

최한나 기자I 2006.08.11 06:00:00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영국 브리티시 패트롤리엄(BP)사의 알래스카 프루도베이 유전이 폐쇄되면서 국제 유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안 그래도 중동지역 불안과 나이지리아 송유관 사고 등으로 불안한 원유 수급에 또다른 악조건이 얹혀진 셈이기 때문.

알래스카 유전 폐쇄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는 일제히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7.8달러,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은 배럴당 77.1달러까지 올랐고, 우리나라 원유 도입량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역시 배럴당 72달러를 돌파했다.

◇현물 유가 추이


교체가 필요한 송유관의 길이는 총 16마일. 이는 총 길이 22마일의 73%에 이르는 규모다. 때문에 송유관 교체가 끝나고 생산이 재개되려면 최소 수주에서 길게는 수개월까지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당분간 원유의 공급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알래스카 유전 폐쇄로 차질이 빚어지는 공급량은 40만bpd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원유 생산량의 8%, 소비량의 2%에 해당하는 양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는 이번 사안으로 내년 1월까지 생산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차질이 빚어지는 규모는 8월 30만bpd에서 9~10월 40만bpd로 확대됐다가 11월 30만bpd, 12월 20만bpd, 1월 10만bpd 등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량에 장기간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일부 투자은행들은 브렌트유 기준 원유가격이 8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소시에떼제네랄은 생산 재개에 6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브렌트유 가격이 이번주내 79.8달러까지 올를 것으로 전망했다.

BNP파리바는 이번 사태가 여유없는 수급상황에서 발생했다며, 브렌트유 가격이 80달러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 EIA도 알래스카 유전 사태 발생 후 올 하반기 WTI 유가전망을 종전보다 올려 잡았다. EIA가 내놓은 올해 WTI 유가 전망치는 70.3달러. 종전 69.1달러에서 1.2달러 오른 수치다.

내년 유가 전망도 상향 조정됐다. EIA는 내년 WTI 유가가 69.4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종전 전망치인 68.9달러보다 0.5달러 높은 것이다. 

반면 이에 맞서 미국 정부 및 국제기구의 노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원유재고량 등을 감안할 때 세계 원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보드만(Bodman) 미 에너지부 장관은 충분한 전략비축유를 보유하고 있고, 사우디 등으로부터 부족분을 수입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내 원유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상업용 원유재고는 7월말 현재 3억3370만배럴로 과거 5년 평균에 비해 3700만배럴(12.4%) 정도 많다.

◇미 상업용 원유재고 장기추이


국제에너지기구(IEA) 관계자도 알래스카 유전 폐쇄는 지역적인 문제로, IEA 차원에서 대응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EA는 작년 9월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의해 멕시코만 유전이 망가졌을 때 전략비축유를 방출해 유가 급등을 진정시킨 바 있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상황을 검토하고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공급 부족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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