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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임대 폐지가 집값 안정? 또 서민만 때려잡는다"

김민정 기자I 2021.06.01 00:02:0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등록 임대사업자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서민만 때려잡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근 ‘여당의 부동산 정책 폭주를 막아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청원인은 A씨는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을 공급 부족으로 인지하고 임대사업자 제도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며 문제의 핵심을 외면하고 국민에게 문제의 원인을 다른 곳에 있다고 호도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을 보자면 아파트가 주범이다. 올해 3월 기준 아파트는 작년 동기 기준 21.6%가 상승했고 빌라 및 다세대는 8.6%의 상승률을 보인다”며 “참고로 국내 아파트 거주 비율을 51.1%다”라고 했다.

A씨는 또 “하지만 현재 임대주택의 78%는 단독·다가구주택, 오피스텔 등 선호도가 늦은 비(非)아파트”라며 “결국 이번 민주당의 정책은 집값을 올린 주범인 아파트의 소유자는 보호하고 나라의 정책에 기여한 78%의 빌라 및 다세대 임대주택 사업자를 죽여 집값을 내려보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정책의 최대 피해자인 다세대 건물과 아파트를 비교하자면 20억 원짜리 아파트 1채를 소유한 A씨와 20억 원짜리 8세대가 사는 다세대를 보유한 B씨에 대해 A씨는 주택 공급에 기여를 한 바는 1채이며, 심지어 세금도 없다”며 “반면 B씨는 8채의 주택을 공급했으면서도 막대한 세금 폭탄을 맞게 생겼다”고 강조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A씨는 “이번 정책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다세대, 빌라의 가격은 폭락하고 많은 물량이 시장에 나올 것이다. 다만 아무도 안 사겠지요. 임차인이 자신이 살던 집을 살까요? 저라면 영끌해서 아파트 사겠다. 집값 상승의 주범인 아파트 가격만 오를 것”이라며 “물론 수백 채의 건물을 소유하고 갭투자를 통해 일확천금을 노리는 자도 있다. 그런 자들을 이번 정책이 개선할 수 있는 것 인가 의심이 든다. 오히려 임차인의 보증금이 증발하는 현상이 속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왜 못 기다리십니까? 재개발로 수도권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다고 한 지 얼마입니까? 왜 누군가를 죽여 누구를 살리는 정책만 하는 겁니까? 이 정책이 과연 임차인을 고려한 정책입니까? 아니면, 선거를 위한 정책입니까?”라며 “문제의 본질을 고치려 하지 않고 미봉책만 거듭 가지고 나오는 정치 집단을 앞으로 누가 신뢰하겠습니까”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지난달 27일 내놓은 ‘주택시장안정을 위한 공급·금융·세제 개선안’에 따르면 모든 주택 유형에 대한 임대사업자 신규 등록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아파트 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한 데 이어 다세대·다가구 주택으로 확대한 것이다. 임대사업자 의무 임대기간을 감안하면 오는 2031년 완전 폐지된다.

김진표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등록임대사업자의 과도한 세제 혜택, 그로 인한 매물 잠김 현상, 분양 주택이 부족한 문제, 이런 것들에 대한 비판, 시장왜곡 이런 것들이 더 커져서 이 부분에 대한 정비가 불가피해졌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임대사업자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이들이 보유한 주택의 매물 출회를 유도해 집값을 안정화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와 여당의 오락가락한 정책으로 정책 신뢰도를 떨었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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