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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투매 원인은 바로 시장에 있다"

이정훈 기자I 2013.06.21 05:29:05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시사 발언에 급락했던 뉴욕증시가 하루 뒤인 20일(현지시간) 오히려 더 큰 폭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시장에서는 ‘투매’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할 정도로 시장심리는 불안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인 VIX는 20선을 훌쩍 넘어서며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시장 급락의 주된 원인을, 과도한 낙관론에 기초해 제대로 된 조정없이 무작정 올라온 시장 랠리 자체에서 찾고 있는 모습이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파이낸셜 스트래티지스트는 “연준이 어제 발언한 내용들에 대해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며 “버냉키 의장은 이미 지난 5월부터 양적완화 규모 가능성을 언급했고 그에 따라 시장금리도 한 차례 급등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잔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도 “연준과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우리나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더 매파적이었다”며 오히려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12월쯤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우리들의 전망이 너무 낙관적이었다고 고백했다.

이런 점에서 크로스비 스트래티지스트는 “현재 급락세는 `연준 쇼크`라기보다는 그동안 제대로 된 조정을 거치지 않고 올라온 시장에 대한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렇게 본다면 앞으로 연준 악재로 인해 시장이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으며 조정을 보인 뒤 시장은 다시 안정세를 되찾을 수 있다”고 낙관했다.

킴 포레스트 포트피트 캐피탈그룹 주식 애널리스트도 “만약 모멘텀 투자자라면 발빠른 매매가 필요한 만큼 지금은 희망을 가질 만한 부분이 많지 않다”며 “무엇보다 연준이 양적완화를 계속 유지할 순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며 그런 점에서 이같은 매도세는 어찌보면 합리적인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그는 “매도공세의 강도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한 편”이라며 “이런 점에서 가치 투자자의 경우라면 추가 가격 조정 이후 저가 매수를 해볼만 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브루스 비틀스 R.W.베이더 스트래티지스트는 “현재 투매양상은 무너진 연준에 대한 기대와 낙관론 등 심리적 영향이 크다”며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보다는 극도의 불안심리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게 나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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