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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고흐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 테러, "예술이 음식보다 가치있나"

이재은 기자I 2022.10.15 00:10:14

경찰, 재물손괴·불법침입 혐의로 체포
영국서 체포된 환경 활동가 100명 넘어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영국의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네덜란드 출신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명화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끼얹는 시위를 벌여 체포됐다.

(사진=저스트 스톱 오일 SNS)
1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활동가 두 명은 이날 오전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반 고흐의 1888년 유화 ‘해바라기’에 하인즈사의 토마토 캔 수프를 부었다. 이후 접착제를 이용해 자신들의 손을 미술관 벽에 붙였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손을 붙이기 전 “예술과 삶 중 무엇이 더 가치 있는가. 예술이 음식보다 더 가치 있나. 정의 그 이상인가”라며 “당신은 그림 보호를 더 걱정하는가, 아니면 지구와 사람들의 보호를 더 걱정하는가”라고 외쳤다.

손을 붙인 뒤에는 “생계비 위기는 유가 비용의 일부”라며 “연료는 춥고 배고픈 수백만 가정을 감당할 수 없다. 이들은 수프 한 캔을 데울 여유조차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영국 내 생활비 상승으로 많은 가정이 수프 한 캔을 데울 여유가 없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이 같은 시위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트위터 성명을 통해 두 사람을 재물손괴와 불법침입 혐의로 체포했으며 벽에 붙은 손을 떼어낸 뒤 연행했다고 밝혔다. 고흐의 ‘해바라기’는 사건 당시 유리 액자에 끼워져 있어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스트 스톱 오일’은 영국 정부에 화석연료 신규 허가 및 생산 중단을 촉구하는 단체로, 미술관의 예술작품을 겨냥한 시위로 관심과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월에도 내셔널갤러리에 있는 존 컨스터블의 ‘건초마차’ 액자에 손을 붙이는 시위를 벌였다.

한편 경찰이 지난 9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시위와 관련된 활동으로 체포된 환경단체 활동가는 10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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