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시선’은 교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있지만 여성의 눈으로 보면 거북할 수 있는 미술을 이야기한다. 대전시립미술관,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청주시립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에서 학예실장을 지냈고 현재 수원대 미술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저자가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본 미술에 대한 의문을 ‘의문·시선·누드·악녀·혐오·허영·모성·소녀·노화·위반’이라는 10개의 키워드로 압축해 선보인다.
저자에 따르면 미술 작품 중 여성 누드가 많은 이유는 역사 속에서 미술품 시장이 남성 위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다비드상처럼 남성 누드상도 없지는 않지만, 남성의 경우 누드도 당당한 모습으로 제작된 반면 여성의 누드는 옷을 일부 걸친 채 부끄러워하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시선의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저자는 미술에서 여성을 팜파탈 또는 성녀로 묘사한 점, 임신과 출산은 그림의 소재로 다루지 않은 이유 또한 남성 중심적 시선 때문이라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근거를 제시한다.
누군가는 고전을 굳이 불편한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일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서문을 통해 “나는 오히려 삶을 냉소하기 보다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것으로 보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답한다. 때로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한 과감한 질문으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함을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