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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랠리재개..다우·S&P지수 `사상최고`

이정훈 기자I 2013.05.15 05:08:06

3대지수 1%미만씩 올라..증시 낙관론-지표 덕
금융주 강세주도..애플은 2% 가까이 하락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숨고르기 하루만에 다시 랠리를 재개했다. 헤지펀드계 거물의 증시 낙관론이 호재가 된 가운데 경제지표 개선도 시장 강세에 힘을 실어줬다.

1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23.57포인트, 0.82% 상승한 1만5215.25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6.57포인트, 1.01% 뛴 1650.34를 기록하며 두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전일보다 23.82포인트, 0.69% 높은 3462.61을 기록했다.

개장전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인 데이빗 테퍼가 증시에 대해 낙관론을 편 것이 시장심리를 크게 개선시켰다. 또 그는 금융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며 이날 금융주 상승세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 미국의 수입물가가 두 달째 하락한 것은 긍정적이었고 유로존의 3월 산업생산도 예상보다 좋았다. 다만 독일의 5월중 투자자 경기 기대지수는 시장 전망치에 다소 못미치는 부진한 모습이었다.

이런 가운데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당장 다음달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다소 부담이 됐다. 그러나 오후에는 EU 재무장관회의에서 유럽 금융동맹 강화와 민간의 은행 부실 책임 합의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테퍼 매니저가 보유하고 있다는 씨티그룹과 JP모간체이스를 중심으로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으로까지 매기가 옮겨 붙었다.

반면 애플은 별다른 악재가 없는 가운데서도 많은 거래량을 수반하며 2% 이상 큰 폭으로 하락했다. 또한 신제품을 발표한 블랙베리와 노키아도 실망감에 동반 하락하고 말았다.

◇ EU, 은행부실땐 채권자·고액예금자 분담 합의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은행권 부실에 따른 손실 책임을 채권자와 고액 예금자들이 분담하도록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다만 고액 예금자는 최후에 책임을 지도록 했고, 소액 예금자들의 예금은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보장하기로 했다.

EU 27개 회원국 재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갖고 EU 금융동맹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뜻을 같이 하고, 은행 부실 처리에 따른 이같은 손실 분담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았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 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회의후 기자회견에서 “지금이야말로 유럽이 가장 큰 프로젝트를 시행해야할 기회이며 이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EU 국가들은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오는 2015년까지 금융동맹의 모든 요소들을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향후 역내 은행들의 부실이 발생했을 경우 그 처리 과정에서 더이상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떠넘기지 않고 채권자들이 손실을 분담하는 소위 ‘베일-인(bail-in)’ 방식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EU 재무장관들은 EU 집행위원회가 제안한대로 은행이 부실화될 경우 1차적으로 은행 주주들과 자기자본으로 손실을 부담하고 그 다음으로 선순위와 후순위 채권자, 최종적으로 EU법상 원금 보장이 안되는 10억유로(13만달러) 이상의 고액 예금자 순으로 손실을 분담하자는데 합의했다.

다만 10만유로 미만의 소액 예금자들에 대해서는 지난 키프로스 구제금융 당시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전액 보호가 이뤄지도록 하자는데 합의가 이뤄졌다.

◇ “美 재정적자 대폭 줄듯”..정부·의회 한숨 돌렸다

경제가 회복되고 재정지출이 삭감되면서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수지 적자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초당파적 기관인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날 오는 9월30일에 마감되는 올 미국 정부의 재정수지 적자규모가 642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앞서 2월에 전망했던 8450억달러에 비해 2000억달러 이상 줄어든 것이다. 실제 올 회계연도 들어 지난 4월까지 7개월간 재정수지 적자규모는 487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2%나 급감한 상태다.

이같은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지난 2008년 이후 무려 5년만에 처음으로 재정적자 규모가 1조달러를 밑돌게 된다. 또한 국내총생산(GDP)대비 적자 비율도 4.0%로 전망해 석 달전 예상했던 5.3%보다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CBO는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2014회계연도에는 재정수지 적자가 5600억달러로 줄어 GDP대비 비율도 3.4%로 더 낮아지고 2015회계연도에는 2.1%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백악관과 의회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소위 ‘대타협(그랜드 바겐)’ 협상에 대한 압박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오는 8월말까지로 임박했던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한선 증액 협상의 마감 시한도 오는 10월초까지는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美 수입물가, 두달째 하락..인플레 안정세

미국의 지난달 수입물가가 두 달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것으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안정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 4월 미국 수입물가가 전월대비 0.5%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앞선 지난 3월의 0.2% 하락보다 더 큰 폭으로 내려간 것으로 시장 전망치와도 일치했다. 이로써 수입물가는 두 달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물가는 전년동월대비로도 2.6% 하락했다.

석유제품 가격 하락세가 물가 하락을 이끌었다. 원유와 에너지 등 석유류 수입가격이 1.9% 하락해 앞선 3월의 0.6% 하락보다 낙폭이 더 커졌다. 이에 따라 석유류를 제외한 수입물가는 0.1% 하락에 그쳤다.

한편 4월중 수출 물가도 0.7% 하락해 0.5% 하락했던 지난 3월 실적과 0.2% 하락을 점쳤던 시장 전망치보다 더 큰 폭으로 내려갔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만에 가장 큰 하락률이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0.9% 하락했다.

◇ 플로서 “내달 양적완화 축소 못할땐 연준 신뢰에 타격”

연방준비제도(Fed)내 매파 인사로 꼽히는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경기가 회복되는 때에도 양적완화를 축소하지 않을 경우 연준의 신뢰에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플로서 총재는 이날 스웨덴 스톡홀롬에서의 강연에서 “연준이 다음달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규모를 줄이지 못할 경우 어렵게 회복한 시장 신뢰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노동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이르면 다음번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자산매입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 규모를 줄인 뒤 연말에는 이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그는 “이미 고용시장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는데도 연준이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면 경제상황에 맞춰 매입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약속했던 성명서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연준이 시장을 놀라게 하지 않으려고 정책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도 강조했다.

플로서 총재는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올해 미국 경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에 이르고 내년에도 3%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재정정책 불안이 기업 투자지출을 다소 억제하고 있지만, 소비지출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獨 투자자 신뢰지수, 예상하회..유로존 산업생산은 호조

독일 ZEW 유럽경제리서치센터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5월중 투자자들의 경기 신뢰지수가 36.4를 기록했다. 이는 4월의 36.3보다 소폭 상승한 것이지만, 40이었던 시장 전망치보다는 낮았다.

최근 일부 유로존 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예년에 비해 추운 봄 날씨로 인해 경기 회복세가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실제 이날 지표 세부 항목별로도 현재의 경기상황에 대한 지수가 9.2에서 8.9로 더 낮아졌다.

반면 유럽연합 통계청(Eurostat)는 올 3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 증가치 0.3%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 0.6%를 넘어선 수준이다.

산업생산은 일정기간 동안 이뤄진 산업생산활동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광업, 철강, 기계, 섬유, 화학제품, 식료품 등 다양한 상품의 종합지수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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