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씨티 임원보수 승인..코뱃 CEO, 주주 신임얻어(종합)

이정훈 기자I 2013.04.25 02:00:02

캘퍼스 지지로 과반수 획득..코뱃 1150만불 받아
코뱃 "부실자산 신속처리 어려워..이익창출 최우선"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지난해 주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던 씨티그룹 임원들에 대한 대규모 보수 지급이 올해에는 미국 최대의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캘퍼스: Calpers) 지지 덕에 무난히 통과됐다.

씨티그룹은 2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마이클 코뱃 최고경영자(CEO)에게 1150만달러(원화 128억원)를 지급하는 것을 포함한 2012회계연도 임원 보수 지급안을 표결에 부쳐 주주 90% 이상의 지지로 승인받았다.

마이클 코뱃 씨티그룹 CEO
전임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가 재직중이던 지난해 주총에서는 은행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임원들이 과도하게 많은 보수를 받는데 대해 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한 탓에 보수 지급안은 승인되지 못했지만, 올해에는 캘퍼스 등의 가세로 쉽게 승인됐다. 다만 주주들의 승인 여부는 강제성이나 법적 구속력은 없다.

이날 토드 매틀리 캘퍼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씨티그룹은 그동안 임원들에 대한 보너스 지급체계를 개선해왔다”고 인정하면서 “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제안한 임원들에 대한 보수 지급안에 대해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씨티그룹 이사회가 제안한 보수 지급안의 세부 내용과 관련해 임원들의 보수 산정에 대한 객관적인 실적 목표를 부여하고 보수를 지급한 뒤에도 심각한 오류가 발견될 경우 이를 번복할 수 있는 사후 취소규정 등을 도입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날 주총이 열리는 뉴욕 맨해튼 6번가에 있는 힐튼호텔 외부에서는 20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금융위기 당시 씨티그룹의 구제금융 지원에 대해 항의를 벌였고, 씨티에 비판적인 마이크 마요 크레디리요네(CLSA) 애널리스트는 주식을 취득해 주총에 참석, 경영진에게 질의하는 등 불만은 여전했다.

한편 지난해 CEO로 취임한 뒷 첫 주총에 참석한 코뱃 CEO는 이날 개회사에서 “지속적인 이익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또 “우리는 씨티그룹이 모든 주주들로부터 다시 신뢰를 얻을 때까지 결코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또 금융위기 당시부터 쌓였던 1490억달러 규모의 부실자산을 신속하게 처분하라는 일부 주주 요구에 대해서는 “사실상 이를 위한 신속한 해법은 없다”면서 “매각 속도를 높이기 위해 우리의 자본을 파괴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외국 은행들을 이용하는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미국 기업들이 외국 은행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을 우리 모두가 원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외형 확장에 대해서는 “지금은 은행과 은행산업에 있어서 구조조정의 시기인 만큼 어떤 은행도 자생적으로나 인수합병을 통해서나 덩치를 더 키우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