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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대형은행 몰락, 좌시하지 않겠다"(상보)

전설리 기자I 2009.03.11 00:40:26

"美 경기후퇴, 금융안정되면 올해 끝날 수도"
"금융규제-회계규정 재검토해야"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주요 금융기관들이 취약한 금융시장과 글로벌 경제 여건 속에서 몰락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벤 버냉키 美 연준 의장
버냉키 의장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외교관계위원회(CFR) 연설을 통해 "경제 회복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vital)"며 이같이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어 "연준과 재무부를 비롯한 규제당국은 은행들이 심각한 경기하강 국면에서도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만한 자본을 갖추는데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정부가 씨티그룹과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 등 일부 좀비 은행들에 세금을 낭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연준과 버락 오바마 정부의 노력으로 인해 금융시스템이 안정된다면 경기후퇴(recession) 국면이 올해 말에 끝나고, 내년에는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냉키 의장은 "경제는 결국 회복될 것"이라며 "문제는 속도"라고 설명했다. 또 "연준은 디플레이션(deflation)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규제와 관련해서는 "금융시스템과 경제가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상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규제 정책 및 회계 규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이미 상당한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특히 "규모가 너무 커서 망할 수 없는(too big to fail) 금융기관들이 과도한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다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아울러 "전세계 정부들은 금융시장의 기능과 신용흐름을 회복시키기 위해 적절한 공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가평가제(mark-to-market)와 관련해서는 "일반적으로는 시가평가제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금융위기시 시가평가제가 시장을 왜곡할 수 있으므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 유보에 대해 반대하던 종전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금융기관의 자산을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으로 평가하는 시가평가제는 회계 투명성과 정보의 정확성을 위해 일반적으로 채택되고 있는 회계원칙이다. 그러나 극도의 신용경색으로 정상적인 가격이 형성되지 않는 금융위기시 금융권의 건전성을 악화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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