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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보다 복잡한 북핵…대화 촉구하되 유화책은 안돼"

김정남 기자I 2022.06.07 04:00:00

[만났습니다]①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
지나치게 유화적인 대북정책도 안되지만
대화의 끈 놓지 않는 '섬세한 외교' 필요
"중국 견제·북핵 억제에 한미일 협력 중요"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 이제 대화의 공은 북한에 달려 있다.”

미국 워싱턴 정가의 유력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지난 1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의 잇단 무력 도발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매닝은 30년 가까이 미국 정부 안팎에서 외교정책에 관여한 아시아 전문가다. 특히 북한통으로 잘 알려진 인사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 (사진=매닝 제공)


매닝은 “한미일 협력이 필요한 건 중국 견제 목적뿐만 아니다”며 “더 중요한 건 북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핵 실험을 할 것”이라며 “이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은 훨씬 복잡하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매닝과 인터뷰 직후인 5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발사했다. 올해 들어서만 18번째 무력 시위다. 최근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정세를 둘러싼 혼돈 한가운데 북한이 있는 것이다.

매닝은 전임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단언하면서 “그들은 북한과 대화를 위해 끝없이 노력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결국 ‘열린 문’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대화의 공을 북한에 넘기면서) 북한을 향해 언제 어디서나 무조건적인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핵 포기 가능성이 낮은 만큼 지나치게 유화적인 대북정책은 피하되, 선택을 김 위원장에게 넘기는 식으로 대화의 끈은 놓지 않는 ‘섬세한 외교’가 절실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매닝은 북핵 문제 외에 대만을 둘러싼 미중 신경전까지 엮어,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만은 미국과 중국에게 모두 중요한 나라”라며 “한국 윤석열 정부의 입장, 즉 한미일간 안보·정보의 전략적인 협력이 한국 안보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한일 순방을 통해 한미일 공조가 북한 도발뿐만 아니라 중국 견제 매커니즘으로 역할이 확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일 관계 개선 의지가 강한 만큼 ‘약한 고리’인 한일 관계 역시 긍정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게 매닝의 분석이다.

외교가에서는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대면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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