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차익매물 딛고 상승..S&P `사상최고`

이정훈 기자I 2013.10.18 05:05:11

다우지수만 약보합권..나스닥은 13년래 최고
통신주-소재주 강세..IBM 7% 가까이 추락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상승했다. 부채한도 상한 증액으로 디폴트 위기를 넘긴 후 차익매물이 쏟아졌지만, 이를 딛고 뒷심을 발휘했다.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7일(현지시간) 다우지수가 전일대비 3.40포인트, 0.02% 하락한 1만5370.43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S&P500지수는 11.39포인트, 0.66% 상승한 1732.93을 기록하며 지난달 19일에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나스닥지수도 전일보다 23.71포인트, 0.62% 오른 3863.15를 기록해 13년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전날 상원 합의를 이끌어낸 정치권의 부채한도 상한 증액과 임시 예산안이 간밤 상원과 하원을 통과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함으로써 미국 정부 운영이 재개되고 디폴트 우려가 사라졌지만, 시장에는 이미 대부분 반영됐고 오히려 차익매물이 나왔다.

특히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연말부터는 또 한 차례 예산안과 부채한도 상한 증액 협상이 예정된 만큼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지난 3분기중 소매판매가 2년반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3주일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시장 기대에 못미쳤고 추세치는 석 달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하며 시장에 부담이 됐다.

그러나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미국내 2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 등의 실적 호조는 지수 상승의 토대가 됐다.

흔히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는 13선 아래까지 떨어졌다. 대부분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특히 통신주와 소재주가 강세를 주도했다.

블랙베리는 중국 PC 및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레노보가 인수전에 뛰어들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에 상승하다 막판 약보합권으로 돌아섰다. 버라이즌은 실적 호조를 등에 업고 3.47% 상승했다.

양호한 이익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매출을 기록했던 골드만삭스가 2.42% 떨어졌다. 그러나 하루 뒤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모건스탠리는 실적 호조 기대감에 1% 상승했다.

전날 장 마감 이후에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던 IBM은 6.37% 급락하며 기술주 약세를 이끌었다.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유나이티드헬스가 5% 이상 하락했다.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내놓을 예정인 구글과 캐피탈원, 치포틀 멕시칸 그릴 등이 동반 하락했다.

◇ 美실업수당, 3주만에 감소..필리연은지수는 예상상회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1만5000건 감소한 35만8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주일전의 37만3000건보다 줄었지만, 33만5000건이었던 시장 전망치는 크게 웃돈 것이다. 또 2주일전 수치는 종전 37만4000건에서 소폭 줄었다.

추세적인 청구건수도 2주일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실제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는 33만6500건으로, 전주의 32만4750건보다 늘어났다. 특히 4주일 평균 건수는 지난 7월말 이후 석 달여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반면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10월중 제조업지수가 플러스(+) 19.8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인 9월의 +22.3에는 못미쳤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15.0은 뛰어넘는 수치였다. 아울러 지수는 경기 위축과 확장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치인 제로(0)를 웃돌아 여전히 경기는 확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줬다.

세부항목들을 보면 신규주문지수가 9월의 21.2에서 27.5로 상승하며 지난 2011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고용지수도 2011년 5월 이후 최고였다. 반면 출하지수는 21.2에서 20.4로 낮아졌고 제품가격지수도 25.3에서 21.7로 하락했다.

◇ ‘뿔난’ 피셔 총재 “정치권 자해..QE만 계속해본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을 디폴트(채무 불이행) 직전까지 몰고간 정치권을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재정정책에서의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연방준비제도(Fed)의 부양정책으로도 실업률을 낮추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셔 총재는 이날 뉴욕 경제인클럽에서의 강연에서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는 한 우리는 (물가 안정과 완전고용이라는) 이중 정책목표(듀얼 멘데이트) 달성을 위해 완전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며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지금처럼 재정당국이 계속 브레이크를 거는 상황이 이어지고 그들이 야기한 재정 혼란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연준의 노력도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피셔 총재는 이날 작심한 듯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협을 가했던 미국 정치권을 ‘미지근한 물이 있는 욕조에서 자신의 손목을 칼로 그으려는 사람’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연준이 양적완화를 통해 자산을 지속적으로 매입한다해도 재정당국이 야기하는 파괴행위와 그로 인해 경제에 미치는 문제점을 상쇄시킬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지속적으로 자산매입을 한다면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연준이 무모한 기관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앞으로도 연준은 극심한 위기 상황에서 통화시장 기능과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지만, 연준의 이런 노력이 재정정책에서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해선 안된다”고 재차 경고했다.

◇ 골드만삭스, 3Q 이익호조..매출액은 20% 감소

월가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올 3분기(7~9월) 이익이 15억2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15억1000만달러보다 소폭 증가했다. 또 우선주 배당금 지급을 반영한 주당 조정 순이익은 2.88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2.85달러보다 증가했다. 이는 주당 2.46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것이다. 이 기간중 주식수가 3% 가량 줄어들면서 주당 순이익 증가율이 더 높아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순 영업수익(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0%나 줄어든 67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73억600만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를 밑돈 것이다.

이 기간중 채권과 외환, 원자재 투자에 따른 수익은 12억5000만달러로, 1년전 같은 기간의 22억2000만달러나 전기의 24억600만달러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그나마 투자은행부문 수익이 늘어나 이같은 수익 감소를 만회했다.

로이드 C.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에 고객들의 활동이 다소 둔화된 것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분기 배당금을 주당 55센트로 종전보다 5센트 높였다.

◇ 버라이즌 3Q 실적호조..유나이티드헬스도 선방

미국 2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의 올 3분기(7~9월) 순이익이 22억3000만달러, 주당 78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15억9000만달러, 주당 56센트에 비해 40%나 증가한 것이다. 또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주당 77센트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64센트보다 증가한 것은 물론이고 74센트였던 시장 전망치도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03억달러로, 전년동기의 290억달러는 물론이고 시장에서 전망했던 302억달러를 모두 넘어섰다.

또한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올 3분기(7~9월) 순이익이 15억7000만달러, 주당 1.5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15억6000만달러, 주당 1.50달러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와 일치하는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한 30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건강보험 사업부문에서 매출은 11% 증가한 284억달러를 기록했고, IT기반 건강서비스사업인 ‘옵텀’에서의 매출은 33% 증가한 96억달러였다.

◇ 英소매판매, 2년반래 최대 성장..경기회복 가속

지난 3분기(7~9월)중 영국 소매판매가 5년반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영국 경제 회복세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통계당국(ONS)은 이날 지난 3분기중 소매판매가 전기대비 1.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2분기의 1.1% 증가를 웃돈 것은 물론이고 지난 2008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율이었다.

9월에도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6% 증가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2.2%나 증가했다. 이는 전월대비 0.3%, 전년동월대비 1.9% 증가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것이다. 다만 8월 소매판매는 0.8% 감소한 것으로 확정됐다.

특히 휘발유 판매를 제외한 실질적인 소매판매도 0.7% 증가했고 전년동월대비 2.8% 늘어나는 호조를 보였다. 이처럼 영국 경제 성장에 60% 가까이를 차지하는 개인들의 소비지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경제 회복이 연말에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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