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일제 반등..`HP 호재`

김기성 기자I 2007.11.21 00:36:02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20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주식시장이 전날의 급락세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세계 최대 PC업체인 휴렛팩커드의 실적 호전에 힘입은 기술주 동반 상승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월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예상밖 증가세를 나타냈다는 소식과 기준 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주요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10월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부정적인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왔으나 현재의 신용위기 및 주택경기침체 상황을 감안할 때 경기침체 가능성을 막기 위한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오전 10시32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044.29로 전일대비 85.85포인트(0.66%)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26포인트(0.90%) 상승한 2616.64를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44.77로 11.50포인트(0.80%) 상승했다.

월가는 오후 2시에 공개되는 10월 FOMC 의사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월물 인도분은 전일대비 배럴당 1.76달러 오른 96.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HP 등 기술주 동반 상승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휴렛팩커드(HPQ)는 실적 호전을 재료로 0.7% 오름세다.

휴렛팩커드의 회계년도 4분기 순이익은 22억달러(주당 81센트)로 전년동기의 17억달러(주당 60센트) 보다 28% 늘어났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주당순이익은 86센트로 톰슨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82센트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도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한 283억달러를 기록, 전망치인 274억달러를 상회했다.

HP는 8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휴렛팩커드의 목표주가를 종전의 55달러에서 57달러로 올렸다. 도이치뱅크도 목표주가를 48달러에서 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휴렛팩커드의 실적 호전 영향으로 기술주들이 동반 상승세다.

`빅블루` IBM은 2.1% 올랐고, 애플(AAPL)과 시스코(CSCO)는 각각 3.5%와 1.0%씩 상승했다.

◇노드스트롬, DR홀튼 `상승`..프레디맥, 타겟 `하락`

고급 백화점업체인 노드스트롬(JWN)도 분기 실적 호전과 25억달러의 자사주 매입 발표로 12.4% 급등세다.

미국 최대 주택건설업체인 DR 홀튼(DHI)은 분기 실적이 적자를 기록했으나 월가 전망치를 넘어섰다는 소식에 3.3% 상승세다.

DR 홀튼의 회계년도 4분기 순손익은 전년동기의 2억7770만달러(주당 88센트) 흑자에서 5010억달러(주당 16센트)의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도 전년동기의 48억달러에서 31억달러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같은 실적은 월가 전망치인 주당순손실 66센트와 매출 29억달러를 웃돈 것이다.

반면 미국의 2위 국책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맥(FRE)은 사상 최대 분기 적자를 냈다는 발표에 24% 급락세다.

프레디맥의 3분기 순손실은 20억2000만달러(주당 3.29달러)로 전년동기 7억1500만달러(주당 1.17달러)의 세배에 달했다. 또 배당금을 종전의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프레디맥은 아울러 자본금 증액을 위해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를 자문사로 고용했다.

미국 2위 대형 할인유통업체인 타겟(TGT)도 월가 예상치를 밑돈 분기 실적 발표로 0.9% 떨어졌다.

타겟의 3분기 순이익이 4억8300만달러(주당 56센트)로 전년동기의 5억600만달러(주당 59센트) 보다 4.4% 감소, 월가 전망치인 주당순이익 62센트에 못미쳤다.

그러나 1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은 주가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

◇美 10월 주택착공 `예상상회`-착공허가 `예상하회`

미국의 10월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예상밖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월가 전망치를 넘어섰다. 그러나 주택건설의 선행지표인 착공허가건수는 전망치를 밑돌면서 지난 1993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상부부는 이날 10월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전월대비 3% 늘어난 연율 122만9000채(계절조정)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연율 117만채를 웃돈 것으로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증가하기는 4개월만에 처음이다. 전월에는 14년래 최저치인 연율 119만채를 기록한 바 있다.

이같은 증가세는 아파트 착공건수가 44%나 급증한 연율 34만5000채를 기록한데 따른 것이다. 반면 단독주택 착공건수는 연율 88만4000채로 7.3% 감소했다.

착공허가건수는 전월대비 6.6% 줄어든 연율 117만8000채에 그쳤다. 이는 1993년 이후 최저치로 월가 전망치인 연율 120만채에 못미쳤다.

월가에선 월가 예상을 뛰어넘은 지난달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주택경기의 회복을 알리는 시그널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디는 "주택건설의 부진은 향후 몇달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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