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날씨가 좀 쌀쌀했어요. 롯데가 5-1로 이기고 있어서 6회 말에 자리를 뜨면서 동상에 들렀지요. 평소에도 물수건 두 개를 갖고 다니면서 동원이 몸도 싹 닦아주고 주위 바닥도 닦고 그랬거든요. 누가 관중석 꼭대기에서 그 장면을 찍었나 봐요.”
스포츠 영웅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스포츠 다큐: 죽은 철인의 사회’는 저자가 세상을 떠난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 26명의 숨겨진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제목인 ‘철인’은 ‘아이언 맨’(Iron Man·鐵人)과 ‘와이즈 맨’(Wise Man·哲人)의 의미를 모두 담고 있다. 육체적·정신적으로도 강하면서도 지혜롭게 살다 간 스포츠인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저자의 의도다.
책은 최동원 외에도 조선의 첫 홈런 타자이자 올림픽 축구 첫 승리를 기록한 감독이었던 이영민, “벨트 못 따면 죽어서 돌아오겠다”던 비운의 복서 김득구, 감나무채로 LPGA에서 한국인 첫 우승을 기록한 구옥희 등의 이야기를 그들의 가족, 지인 등이 전하는 생생한 일화로 담았다. 저자는 “죽은 철인들의 뒤를 따라가다 보면 개인의 땀과 눈물뿐만 아니라 한국 스포츠 초창기의 애환과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스토리를 만나게 된다”며 “거기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고, 감동을 받고, 희망을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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