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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녹십자에 따르면, 녹십자는 내년 1월 1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면역글로불린(IVIG-SN 10%)제제 품목허가를 받는 것이 유력하다. 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 제제가 승인받는다면 국산 7번째 FDA 허가 신약이 된다. 녹십자는 지난 7월 미국 FDA에 IVIG-SN 10%에 대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면역글로불린은 혈장에서 분리한 항체로,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면역결핍증이나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등의 질환을 치료하는데 사용된다. IVIG-SN 10%는 면역글로불린 함유 농도가 10%인 제품이다.
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 제제가 내년 1월 품목허가를 받는다면 하반기 미국 시장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 일단 시장진입만 하면 매출은 따논당상
녹십자는 IVIG-SN 10% 미국 진출을 통해 실적 퀀텀점프를 노리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혈액 제제가 부족하다”면서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품목허가 받은 면역글로불린 제품이 몇 개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혈액제제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고도화된 생산 경험이 필수로, 앞으로도 경쟁강도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95억달러(약 12조 5000억 원)로 세계 최대 규모다. 이 시장은 2015년 대비 물량으로는 연평균 8%, 금액으로는 연평균 12% 성장했다. 특히 10% 제제는 IVIG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면역글로불린 제제 시장은 진입 장벽은 높고, 시장 내 경쟁강도는 약하다. 일단, 허가만 받으면 일정 매출액이 보장되는 구조다.
녹십자가 지난 2015년, 2017년 면역글로불린 제제에 대해 FDA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나 실패한 것도 미국의 높은 시장 진입 장벽 때문이다. 녹십자는 지난 2021년 세 번째 IVIG 제재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현재 미국 면역글로불린 제제 시장은 다케다, CSL베링, 그리폴스 등이 시장의 50~6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에서 10% 제제를 판매 중인 기업은 7개에 불과하다.
◇ 혈전 위험 줄여 차별화...빠른 시장 안착 기대
업계에선 녹십자가 시장 진출과 동시에 3%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봤다. 단순 계산으로 IVIG-10% 제제로만 3000억원 매출액이 가능하단 계산이다. 녹십자는 지난해 매출액 1조 7113억원, 영업이익 81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면역글로불린 제제 하나로 20%의 매출액이 더해질 수 있단 얘기다.
녹십자 관계자는 “독자적인 제조 공정을 통해 혈전(혈액 응고) 발생을 높이는 물질(FXla)를 제거했다”면서 “환자에게 보다 안전한 면역글로불린제제를 공급하는 만큼 일선 의료현장에서 녹십자 제품의 선호가 높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농도가 높을수록 혈액 점도가 증가해 혈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녹십자가 제품력을 앞세워 미국 시장 침투에 성공하면, 이익 증가폭은 배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면역글로불린 제제 가격은 국내보다 4배가량 비싸다”면서 “이익 증가폭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녹십자는 국내제조 및 직판으로 마진률이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미국 시장 진출을 염두해 지난 2018년 오창공장 생산능력(CAPA)을 2배로 늘려놨다”면서 “중간에 도매상 정도는 낄 수 있지만, 마케팅을 포함한 판매는 미국법인에서 직접한다”고 밝혔다.
녹십자는 오창공장에서 연간 120만ℓ 규모의 면역글로불린제제 생산이 가능하다. 오창공장은 지난해 63%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시장 침투 속도도 상당히 빠를 전망이다. 녹십자는 FDA 승인 전이지만 이미 미국 공보험 및 사보험과 활발하게 사전 소통 중이라는 후문이다. FDA 협상 이후 본격 협상을 개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혈액제제는 케미칼처럼 막 찍어낼 수 없다”면서 “면역글로불린 제제 특성으로 빠르게 미국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