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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투자증권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 주가는 지난 5일 장중 한 때 4만600원까지 올랐다가 4만원에 마감했다. 장중 주식 거래량도 85만3594주로 전 거래일보다 58.49% 늘었고 시가총액도 2주만에 2조원대를 회복했다.
알테오젠 주가 상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한 기사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MSD 고위 임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SC제형으로 새로운 특허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초기 암에서 키트루다 제형변경에 성공한다면 키트루다 성장세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제형변경을 위해 MSD가 손을 잡은 기업이 알테오젠이라고 보고 있다. 로이터는 의약품 특허감시단체 IM-MAK 설립자의 발언을 인용해 “키트루다SC에 대한 MSD의 특허는 적어도 2040년까지 키트루다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MSD는 키트루다SC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 내년 1분기 중 임상 3상 개시가 예상되고 있다.
키트루다는 2014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흑색종 치료제로 승인된 뒤 적응증을 꾸준히 확대해 현재는 폐암, 위암, 신세포암 등 16개 암종에서 발생하는 30여개 적응증에 두루 쓰인다. 키트루다는 올해 글로벌 의약품시장에서도 애브비의 휴미라를 제치고 매출 1위를 석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가 만료되는 2028년 예상 매출은 309억 달러(한화 약 40조8000억원)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MSD의 키트루다 특허방어 전략은 필사적이다. 제형변경은 전략의 중심축이다. 약물전달방식이 기존 정맥주사(IV) 방식에서 피하주사(SC) 방식으로 바뀌면 투약시간이 30~60분에서 3~8분으로 줄어 편의성이 높아지고 가격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앞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의 오리지널의약품 개발사 로슈는 특허만료가 가까워지자 허셉틴SC 제형을 출시, 유럽시장에서 점유율을 50%까지 사수했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가 우후죽순 출시됐지만 IV제형의 다섯 개 제품이 나머지 50%를 나눠가졌다.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준비 중인 기업들이 일찌감치 SC제형 바이오베터 개발에 나설지도 관전포인트다. 이 경우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의 선택지는 알테오젠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SC제형변경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미국 할로자임테라퓨틱스와 알테오젠 두 곳뿐인데 할로자임은 이미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PD-1 억제제 계열 항암제인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제형개발을 위한 독점계약을 맺어 키트루다를 비롯한 다른 PD-1 억제제의 제형변경은 불가능하다. 반면 알테오젠은 할로자임과 달리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ALT-B4) 기술을 비독점적으로 사업화하고 있어 추후 다른 바이오시밀러사와 추가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 추가계약이 없더라도 키트루다의 글로벌 매출규모를 감안하면 알테오젠이 수령할 판매 로열티 규모는 할로자임이 옵디보를 통해 수령할 로열티의 수배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의료시장 특성상 SC제형의 침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바이오시밀러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의료체계상 IV제형을 처방해야 의료진과 보험사에 유리하기 때문에 의사들의 SC제형 처방률이 유럽만큼 높지는 않다”며 “미국에서만큼은 제형변경 파급력이 기대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