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모델 중에서도 정반대의 느낌을 가진 재규어 ‘F-타입’과 BMW ‘Z4’를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비교 시승해봤다.
재규어 F-타입은 한마디로 ‘남성미’가 극대화된 스포츠카다. 40년만에 출시된 전설의 스포츠카답게 외관 디자인부터 웅장함을 뿜어냈다. 흡기구가 위치한 전면부는 마세라티와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상어의 입꼬리를 닮은 전형적인 스포츠카의 얼굴이다. 세로로 길게 뻗은 헤드라이트 역시 날카로운 인상을 풍긴다.
운전석에 앉아 뚜껑을 열고 시동을 걸었다. ‘부으으왕’하고 배기음이 터지며 으르렁대기 시작했다. 가속 페달을 밟아 속도를 올리자 금세 100km/h에 도달했다. 5초가 걸리지 않았다. F-타입은 자동차의 기본을 그대로 살렸다. 운전자를 최대한 배려한 승차감보다는 차의 본성이 그대로 전달되도록 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딱딱한 서스펜션과 단단한 그립감은 직선도로와 코너링구간을 구분하지 않고 거침없이 달릴 수 있게 했다.
이번에 몰아본 F-타입 S는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46.9kg·m의 성능을 가진 차다. 상당한 힘을 가진 차답게 가속시마다 폭발하는 배기음은 헤비메탈 연주같았다. 100km/h를 넘을 때마다 모습을 드러내는 리어스포일러를 나도 모르게 자꾸 힐끔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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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스러운 모습처럼 승차감도 F-타입보다 훨씬 부드럽다. ‘콤포트(부드러운)’ 모드에 맞춰 설계된듯한 서스펜션은 마찰이라곤 전혀 없는 실크로드를 달리는 승차감을 선사했다. 질주 본능을 가진 여성 운전자에게 안성맞춤인 차다.
가속을 시작하자 들려오는 배기음은 잘 다듬어진 성악가의 목소리처럼 울려퍼졌다. 부드러움으로 무장한 Z4이지만 스포츠 모드를 누르자 언제그랬냐는 듯 성난 암사자처럼 튀어나가며 도로에 붙어 질주했다. Z4도 순식간에 가속이 됐지만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는 F-타입보다 1.2초가 더 걸린다. F-타입 S보다 배기량이 작은 Z4는 258마력, 31.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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