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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더리 딜이란 PEF운용사가 보유한 기업의 지분을 다른 운용사가 직접 인수하거나 펀드 내 LP 지분을 거래하는 것을 일컫는다. 여타 매물과 달리 이미 운용사 검증을 한 차례 마친 매물이라 딜소싱(투자처 발굴)부터 인수까지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고, 이른바 ‘선수끼리의 거래’라 밸류에이션 책정과 매각 협상이 수월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국내외 인수·합병(M&A) 시장에선 침체기일수록 세컨더리 딜이 업계 공백을 메울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유동성이 받쳐주지 못하자 ‘선수끼리의 의기투합’은 급격히 줄었다. 피치북은 “불확실성이 갈수록 짙어지고, 유동성 또한 줄어드는 상황에서 홀로 리스크를 감당하는 운용사는 많지 않다”며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은 상황에서 기존 운용사 또한 유리한 조건으로 포트폴리오를 매각하기 어려워 셀사이드와 바이사이드간 밸류 온도차도 극명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상반기 운용사(GP) 주도의 세컨더리 딜 규모는 작년 같은 시기 대비 25% 감소한 180억달러(약 23조706억원)를 기록했다. 우량기업을 저렴한 밸류로 타 운용사에 매각하기보다는 이를 더 오래 보유하기 위해 펀드를 연장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예컨대 지난달 미들마켓 PE인 칼레라캐피털은 의료 산업 전문 리넨 및 세탁 서비스사 ‘이미지퍼스트’의 성장 지원 및 장기 보유 차원에서 7억5000만달러(약 9615억원) 규모의 컨틴뉴에이션 펀드를 결성했다. 이를 통해 이미지퍼스트가 의료뿐 아니라 인접 산업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등 유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LP 주도의 세컨더리 거래 역시 전년대비 24% 감소한 250억달러(약 32조375억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글로벌 세컨더리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관심도는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과 같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우량 포트폴리오를 갖춘 펀드를 시장 평가가치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건지고자 하는 LP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세컨더리 시장을 눈여겨보는 국내외 주요 기관이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는 만큼, 해당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평가도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공무원연금이 지난해 해외 세컨더리 펀드 운용사에 렉싱턴(Lexington)·하버베스트(HarbourVest)·아르디안(Ardian)을 선정하며 총 1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피치북은 “전통적인 회수 경로가 막힌 가운데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LP가 늘어나고 있어 하반기에는 세컨더리 거래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특히 포트폴리오를 갖춘 펀드를 매입하면서 분산 투자 효과를 낼 수 있어 해당 시장을 최대한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