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윤석열에 '빵 터진' 안철수…이준석과는 냉랭

김보겸 기자I 2022.03.06 00:21:33

단일화 이후 첫 지원유세에서 묘한 기류
이준석·안철수, 연설에서 서로 언급 없어
"이재명, 돈 빼먹는데 유능" 尹발언에 '빵'

[광진=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야권 단일화 이후 처음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원유세에 나서며 묘한 기류가 감지됐다. 윤 후보를 향해서는 화기애애하게 찬조연설에 나선 반면, 정치적 ‘앙숙’으로 꼽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는 여전히 냉랭한 모습이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저녁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후문 광장에서 이준석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공동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서울 광진에서 열린 유세현장에서 이 대표와 안 대표의 어색한 분위기는 윤 후보 도착 전부터 엿보였다. 먼저 단상에 오른 이 대표가 발언 시간 내내 안 대표를 언급하지 않으면서다. 단일화 이후 안 대표와 한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인데도 불구, 이 대표는 “세대와 지역 통합”을 외치면서도 안 후보에 대해선 침묵했다.

3분간의 연설 이후 윤 후보와 함께 ‘좌준석 우철수’ 쓰리샷을 연출할 때도 이 대표는 윤 후보를 가운데 서도록 유도했다.

안 후보 역시 연설에서 이 대표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윤 후보의 상식과 공정, 거기에 안철수의 미래와 국민통합을 합치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을 세 번씩 세 차례 연호하며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연설이 끝나고 양 대표는 다소 어색하게 자리를 지켰다. 한 무대에 선 이들은 윤 후보 연설 내내 거리를 유지하며 따로 인사하지 않는 등 서먹한 모습이었다. 6시15분쯤 이 대표는 무대를 떠났다. 캠프 관계자는 “노원에서 있을 다음 유세 일정을 준비하느라고 먼저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저녁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후문 광장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와 15분남짓한 시간 동안 인사를 하거나 시선을 맞추지 않던 안 대표는 윤 후보 연설에는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정권교체’를 강조하며 연설 내용도 상당수가 겹쳤다. 안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위기를 자초한 정권은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하면,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위기에 강한 경제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데, 위기를 만들었으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의 발언에 안 대표가 빵 터지기도 했다. 이 후보를 향해 “유능하긴 하다. 돈 빼먹는 것 보니까 매우 유능하다”는 대목이다. 또 안 대표는 “민주당이라는 이름에서 ‘민주’를 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윤 후보의 발언에 박수를 치는가 하면,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더불어패거리당이라는 당명이 딱 맞다”는 주장에는 고개를 연신 끄덕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윤 후보는 연설 내내 민주당 공격으로 일관했다. 이 후보의 기본주택 및 기본소득 공약을 비난하는가 하면 민주당을 향해 “이권밖에 모르는 자들”, “국민을 무시하는 연성독재”라고 날을 세웠다. 지역 발전을 위해 준비해 온 공약은 화면 하나에 띄웠지만 연설에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