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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이 전 선대위원장의 입지는 여론조사에서도 나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선거 직전인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4명에게 차기 대권 적합도를 물은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이 전 선대위원장은 10%에 머물며 24%의 이재명 경기도지사, 18%의 윤 전 총장에 밀렸다.
반면 이 지사는 선두를 굳힐 기회를 잡았다. 유력 경쟁자가 좌초한 만큼 당분간 여권 지지 쏠림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친문(친문재인) 책임론이 불거진 것도 비문 주자입장에서는 호재다. 다만 이번 패배로 여권에 불리한 국면이 예상돼 마냥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
다수의 후보가 난립하는 백가쟁명식 대권 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사퇴가 임박한 정세균 총리를 비롯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출마하는 시나리오이나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아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정세균 측은 이 전 선대위원장의 호남 지지세를 가져오는 것을 기대하며 “지지율 5%를 넘긴다면 해볼 만 하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 승리로 정권교체 희망을 키우고 있으나 당내 이렇다할 대권주자가 없다.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잠재적인 주자로 거론되나 아직은 존재감이 옅다.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과 4·7재보선 승리에 역할을 한 안 대표와의 화학적 결합 여부가 대선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지지율에서 앞서가는 윤 전 총장과 중도층 흡수력이 있는 안 대표 그리고 국민의힘의 조직력이 더해진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 입당이 선행하지 않는 다면 야권 단일화라는 험난한 산을 다시 넘어야 해 파열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4·7재보선으로 이 전 선대위원장이 힘을 잃게 되면 다수의 출마 희망자들이 대권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며 야권도 구도가 복잡해졌다”며 “윤 전 총장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변수인데 장단점이 분명한 국민의힘 입당과 장외 출마를 놓고 장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