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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익 카나리아바이오 대표 "오레고보맙, 연 매출 12조...시총 100조 당연"

김지완 기자I 2022.07.18 08:00:44

나한익 카나리아바이오 대표이사 인터뷰
오레고보맙 임상 2상에서 41.8개월 무진행생존기간 기록
차별화된 기전으로 연 매출 12조원 전망도 나와
"현재 글로벌 임상 3상 중...100조대 회사 성장 기대"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41.8개월. 카나리아바이오(016790)의 난소암 치료제 오레고보맙이 임상 2상에서 기록한 무진행 생존기간이다. 이 수치는 대조군보다 무려 29.6개월 길다.

나한익 카나리아바이오 대표가 지난 7일 서울시 강남구 본사에서 이데일리아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13일 카나리아바이오에 따르면, 오레고보맙은 지난 2020년 10월부터 60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유럽을 포함 15개국 143개 사이트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난소암은 난소 절제 후에도 재발 확률이 80% 넘어가는 질환이다. 기존 치료제보다 무진행 생존기간을 고작 2~3개월만 늘려도, ‘최고신약’(Best-in-class)으로 대접받으며 FDA 신약허가를 받아내는 세상이다. 이런 현실에서 오레고보맙은 만화책에서나 나올법한 무진행 생존기간을 기록했다.

이데일리는 지난 7일 오레고보맙 상업화를 이끌고 있는 나한익 카나리아바이오 대표를 서울 강남에 있는 본사 대표실에서 만났다.

◇ “t세포가 난소암 계속 공격하게 만들어”

나 대표는 “치료제가 무진행 생존기간을 3~4개월만 늘려도 조(兆)단위 매출을 기록하는 데, 오레고보맙이 대조군보다 30개월이 더 길다”면서 “처음엔 나도 완전 사기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오레고보맙 2상에서 투여군과 대조군 배정에 강한 의심이 드는 게 당연했다고 고백했다. 투여군엔 건강한 환자들이, 대조군엔 기대수명이 길지 않은 환자들을 의도적으로 분류하지 않고선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결과라고 봤던 것이다. 그는 100명의 2상 임상자 프로파일까지 일일이 살펴본 뒤에야 임상 결과에 의심을 걷어내고 카나리아바이오 대표이사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오레고보맙이 기적의 난소암 치료제로 급부상한 데는 확연한 작용기전 차이에서 기인한다. 나 대표는 “정상인에게서 난소암 세포가 발생하면 t세포가 와서 죽인다”면서 “이 t세포 공격으로 암세포가 터져 죽을 때, 항원제시세포(엔티진)가 방출된다. t세포는 특정 엔티진 섭취 내역을 여타 t세포와 공유하는 방식으로 ‘t세포 공격-특정 암세포 파괴’ 매커니즘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면역체계가 정상 작동하면 건강한 삶이 유지된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문제는 암세포가 PD-L1, TGF-β 등 면역체크포인트(면역관문)를 내놓으며 t세포를 무력화하는 경우다.

나 대표는 “오레고보맙은 난소암에서 과발현하는 CA125 항원과 결합해 면역복합체를 만든다”면서 “이후 항원제시세포에 의해 흡수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항원제시세포는 항원 정보를 세포 표면에 나타내 t세포를 활성화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레고보맙은 암세포가 면역관문 단백질 발현해도, t세포가 난소암을 잘 알아보게끔 공격대상을 알려주는 일종의 교육시스템”이라고 부연했다. 오레고보맙은 이처럼 인체 면역시스템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약효가 오랜시간 지속된다고 부연했다. 차별화된 무진행 생존기간에 대한 답변이다.

◇ 시장 의혹엔 적극 해명

그럼에도 오레고보맙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부정적이다. 오레고보맙의 지적재산권(IP)이 캐나다 온코퀘스트 → 두올산업 → 오큐피바이오 → 두올물산 → 카나리아바이오 → 현대사료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나한익 카나리아바이오 대표가 오레고보맙 IP 이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지완 기자)


그는 “온코퀘스트의 대주주가 중국 선전·홍콩증시 상장사 헤파링크라는 회사”라며 “오레고보맙 글로벌 임상 2상 후 시진핑 중국정부의 해외자금 유출 차단으로 막막한 상황에 놓였다. 이때 두올산업이 오레고보맙 외 4개 물질을 3600억원에 사들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부품사인 두올산업이 보유한 3600억원 어치 바이오 무형자산에 대해 외부 감사인이 ‘의견거절’을 내며 상황이 복잡해졌다”면서 “결국 두올산업 인적분할을 통해 ‘오큐피바이오’라는 회사를 만들고 자회사 두올물산을 K-OTC에 등록했다. 이후 오큐피바이오의 IP를 두올산업으로, 현대사료(현 카나리오바이오)순으로의 이전 과정을 거쳤다. 결국, 이런 복잡한 족보 생성의 과정은 오레고보맙 개발을 위한 투자금 확보를 위해선 불가피했다”고 담담하게 풀어냈다.

오레고보맙 단독요법 임상 실패 전력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미국 중견제약사 유니더파마는 오레고보맙 단독투여 임상 1상을 실패하고 기술반환했다. 나 대표는 “단독요법에선 오레고보맙이 난소암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한 후에 투여가 됐다”면서 “환자의 항원 CA125 수치가 급격히 떨어진 상태에서 면역복합체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레고보맙은 현재 화학항암제와 병용투여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3상 비용 마련과 관련해선 전체 비용 800억원 가운데 400억원은 이미 지불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계획 중으로 투자자 유치가 끝난 상태라고 전했다. 나머지 200억원은 주식담보대출을 받을 계획이다.

◇ 이대로면 연간 매출 12조...“시총 100조 기대”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는 오레고보맙이 임상 3상에서 2상과 같이 월등한 결과를 낸다면 난소암 치료제 글로벌 점유율 66%에, 연 매출 93억2000만달러(12조원)가 가능한 치료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레고보맙 임상 3상 결과가 2상보다 떨어지면 아바스틴의 브랜드파워를 고려해, 점유율 46%에 연 매출 63억7000만달러(8조원)를 전망했다.

이밸류에이트파마가 예측한 오레고보맙 매출 전망. (자료=카나리아바이오)


나 대표는 “영업마진율 50%를 가정하면 일년에 6조원을 벌어들이는 회사”라면서 “그렇다면 카나리아바이오 시총은 100조원으로 평가받아야 된다”며 현재 1조원 수준의 시총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오레고보맙 임상 3상은 올해 말 환자 모집을 완료하고 내년 중간데이터를 발표할 계획이다. 임상 3상 최종 결과는 이르면 오는 2024년말 나올 예정이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임상 3상 성공을 전제로 오레고보맙의 미국 시장 출시 시점을 2026년 1분기로 판단했다.

한편, 나 대표는 보스턴칼리지와,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을 각각 졸업했다. 그는 딜로이트뉴욕에서 미국회계사(AICPA)를 거쳐 대우증권, 맥쿼리증권, 노무라증권 등에서 13년간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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