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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어로 부상한 쓰리빌리언, 성장 모멘텀 충분한 이유

김명선 기자I 2022.04.03 16:37:51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 인터뷰
4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
AI 활용해 진단 비용·시간 줄여
희귀질환 진단시장 재편되는 점도 긍정적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기대하는 IPO(기업공개) 밸류 3000억원은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입니다. AI를 활용해 기존 희귀질환 진단검사 대비 비용과 시간을 줄였어요. 시장이 저희가 집중하는 진단검사로 재편되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21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쓰리빌리언은 지난해 10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통과했다. 내달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올해 희귀질환 검사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한다는 게 금 대표 얘기다.

◇진단에 어려움 겪던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대안’ 제공

쓰리빌리언은 마크로젠에서 임상유전학팀을 이끌던 금 대표가 스핀오프해 2016년에 세웠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네 차례 총 누적 약 420억원의 외부자금을 유치했다.

회사의 근간은 AI 기반 희귀질환 진단 소프트웨어다. 한국 포함 50개국 230개 이상 기관에서 해당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방식은 간단하다. 병원에서 환자의 피나 타액(침) 등 검체를 쓰리빌리언에 보내면, AI 소프트웨어가 증상의 원인이 되는 병원성 변이를 선별한다. 이후 의사 3명이 포함된 임상 유전학팀에서, 소프트웨어가 분석한 내용을 환자 진단에 사용할 수 있을지 최종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병원에 진단 리포트를 보내주면 의사가 환자에게 진단을 내린다.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 (사진=쓰리빌리언 제공)
쓰리빌리언은 사람이 가진 2만여개의 전체 유전자를 해독한다는 점, 그리고 이 유전자에서 나오는 10만개 변이를 해석하는 과정에 AI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지닌다.

희귀질환 환자 진단은 특정 유전자만 선별해 분석하는 단일유전자 검사나 수십~수백개 유전자를 검사하는 패널 검사가 일반적이었다. 혈액이나 침으로 검사를 한다는 점은 같았지만, 제대로 진단이 이뤄지지 않았다. 7300종의 희귀질환 중 어느 질병에 해당하는지 밝히기 쉽지 않았을뿐더러, 유전 변이를 수동적으로 일일이 해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희귀질환 환자들은 질병을 제대로 진단받지 못하니, 병원을 옮겨 다니며 검사를 진행했어요. 미국 대학병원 기준 평균적으로 5년 동안 8번 정도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가격은 제품별로 천차만별이지만, 단일유전자 검사 중 가장 유명한 BRCA(유전성 유방암 검사)검사는 한 번에 4000달러(약 491만원) 정도입니다.”

쓰리빌리언 AI 소프트웨어는 2만개 전체 유전자를 해독하는 WES(Whole Exome Sequencing, 엑솜) 검사와, 유전자 영역이 아닌 부분까지 커버하는 WGS(Whole Genome Sequencing ,전장인간게놈) 검사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는 “희귀질환 특성상 전체 유전자를 모두 검사하고 변이를 정확히 해석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쓰리빌리언 서비스를 이용하면 진단에 평균 3주가 걸린다. AI를 활용해 변이 해석에 드는 노동력을 줄여 비용도 절감시켰다. 엑솜 검사 기준 국내 90만원, 해외는 990달러(약 121만원)다. 일반적으로 엑솜 검사는 해외 기준 2000달러(약 245만원)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글로벌 경쟁사인 미국 인비테(NVTA)와 독일 센토진(Centogene)의 엑솜 기반 희귀질환 검사는 각각 1250달러(약 153만원), 1500달러(약 184만원)다. 전장인간게놈 검사는 그 두 배 수준이다.

30% 수준이던 희귀질환 진단율도 50%(엑솜, 전장인간게놈 검사 포함)로 높였다. 인비테와 센토진의 진단검사보다 진단율이 16~25% 높다는 게 금 대표 설명이다.

쓰리빌리언은 AI 기반 희귀질환 유전자 진단 검사를 서비스한다. (사진=쓰리빌리언 자료)
◇“재편되는 희귀질환 진단 시장 선점할 기회”

경쟁력은 데이터다. 그는 “AI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가상 유전 데이터를 1억 건 이상 만들어 활용했다. 또 지금까지 2만5000명의 환자데이터가 쌓였다. 새롭게 정의되는 유전질환과 새로 발표되는 논문 등도 AI가 실시간 학습한다”고 설명했다.

금 대표는 회사 성장 모멘텀이 충분하다고 했다. OECD 국가에서만 희귀질환 환자가 750만명 정도고, 연간 시장규모는 1인당 서비스비용을 1000달러(약 123만원)로 계산하면 약 9조원에 달한다.

그는 “지난해 ACMG(미국의학유전체학회)에서 11년 만에 엑솜 검사를 희귀질환 진단 1차 검사로 권고하도록 가이드라인이 바뀌었다. 현재 패널검사가 희귀질환 진단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그러나 2030년 안에 엑솜과 전장인간게놈 검사 비중이 10% 미만에서 8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직 성숙하지 않은 시장을 선점할 기회다. 현재까지 환자 2만5000명에 대한 검사가 이뤄졌고 지난해에만 1만1000명 검사가 이뤄졌다. 연간 1만명 정도 검사 건수를 기록하는 건 창업 20년 된 센토젠과 비슷한 수치로, 글로벌 톱 수준”이라고 했다.

한편 쓰리빌리언은 올해와 내년 매출을 각각 20억~40억원, 1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매출은 5억5000만원이었다. 금 대표는 “지난해 11월 미국 임상병리학회(CAP) 인증을 승인받았다. 빠르게 해외 시장에 확장 가능할 것”이라며 “또 올해 진행하는 제약사 세 곳과의 희귀질환 치료제 타깃 환자 발굴 사업 등을 통해서도 매출 신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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