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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GO를 찾아서]"도토리 살인마"…가요계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김민정 기자I 2021.05.29 00:02:00

2021년 가요계는 '리메이크' 열풍 중
전 세계 대중문화 '레트로'에 주목..옛 노래 소환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롤린~ 롤린~ 롤린~”, “어쩜 살아가다 보면 한 번은 날 찾을지 몰라~”

가요계는 현재 추억 여행 중이다. 최근 브레이브걸스로부터 시작된 역주행이 SG워너비까지 이어지면서 과거 곡들이 음원 차트 정상권에 수두룩하게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 리메이크곡들의 출시가 눈에 띄게 늘었다.

(사진=이데일리 DB)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은 지난 2017년 3월에 발표한 노래다. 발매 당시 반응은 미지근했지만 지난 2월 24일 한 유튜버가 올린 영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해당 영상은 브레이브걸스의 ‘군부대 위문열차’ 공연과 군인들의 열정적인 관람 모습을 교차 편집하고 재미있는 댓글을 담고 있다. 이후 브레이브걸스는 ‘밀보드(밀리터리 빌보드) 1위 가수’라고 불리며 각종 음원 차트의 상위권에 안착했다.

(사진=MBC ‘놀면 뭐하니’)
그룹 SG워너비는 MBC ‘놀면 뭐하니?’에서 프로젝트 그룹 이름을 ‘MSG워너비’로 명명하면서부터 바람을 탔다. SG워너비는 지난달 방송을 통해 추억의 히트곡들을 선보인 뒤 본격적으로 역주행 몰이에 나섰다. 때문에 ‘Timeless(타임리스)’, ‘라라라’, ‘내사람’ 등은 17년 만에 역주행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놀면 뭐하니?’에서 조명된 다른 2000년대 발라드곡도 인기몰이 중이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들이 부른 김동률의 ‘감사’, 하림의 ‘난치병’ 영상들도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루 ‘까만안경’ (사진=레시피뮤직 제공)
이처럼 대중문화 전반에 2000년대 초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콘텐츠가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시 문화를 향유했던 청소년 세대들이 현재 30·40대 경제 주류로 편입된 것도 열기에 불을 지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일까. MZ세대들이 ‘옛’ 노래에 빠지면서 가요계는 1990∼2000년대 인기곡을 리메이크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가수 하동균, 이루, 벤, MC스나티퍼 등은 히트곡들을 자신들의 색깔에 맞춰 ‘다시 부르기’에 나섰고, 폴킴, 레드벨벳의 조이, 김종민도 ‘추억의 명곡’을 재해석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리메이크 열풍이 거세지고 있는 이유는 단순하게 옛 노래를 다시 부르며 추억을 되새김질하는 효과도 있지만, 어렵게 발표한 신곡에 대한 흥행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리메이크 곡은 친숙하면서도 화제성도 높아 기대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절에 듣던 노래는 추억 때문에 훨씬 좋게 느껴진다. 때로는 오로지 추억만으로 음악을 소비하기도 한다. 때문에 추억이 깃든 음악을 다시 들으면 반갑기 마련이다.

(사진=유튜브 채널 ‘딩고’ 캡쳐)
실제 누리꾼들은 “소름 돋고 가는 89년생 어린이”, “30대 아저씨입니다. 힙합 안 좋아합니다. 그런데 3시간째 반복해서 듣고 있습니다”, “90년생의 진리 아닙니까!”, “형이 왜 거기서 나와? 나 눈물난다”, “도토리 살인마” 등의 반응을 보이며 옛 노래에 대한 반가움을 드러냈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대중문화 전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레트로’다. 방탄소년단의 ‘Dynamite(다이너마이트)’를 비롯해 박진영, 세훈&찬열, 마마무 등이 레트로 무드에 동참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런 레트로 무드는 음악 장르에 한정되지 않고 옛 노래의 추억을 소환하면서 역주행 열풍과 더불어 리메이크곡들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의 노래가 그 노래에 추억이 있는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까지 아우르는 힘이 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노래를 복제하듯 부를게 아니라 다양성을 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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