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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LH발 투기 문제에 대한 여야의 협조를 구한 것이지만 사저 부지 문제가 엮어있는 사안임을 감안하면 다시금 야권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좀스럽다’ 표현이 주말 내내 정계를 강타한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보다 정돈된 메시지로 야권의 공세를 막아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부동산 투기를 ‘적폐’로 규정하면서 지지층 결집도 꾀했다. LH 논란이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및 여당에 대한 지지율을 떨어트리면서 오는 4·7 보궐선거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적폐 청산을 놓고 “우리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정신을 구현하는 일”이라고 ‘촛불’까지도 소환했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보폭을 맞췄다. 문 대통령이 ‘좀스럽다’를 적었던 SNS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 사저’를 거론하자 노 전 실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아방궁 프레임’을 들고 나섰다. 노 전 실장은 “정치적 이득을 톡톡히 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문 대통령께 다시 같은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것”이라며 야권을 몰아세웠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문 봉하 사저를 놓고 현재의 야권은 ‘아방궁’이라고 공세를 펴면서 정치쟁점화한 바 있다. 봉하 사저 문제를 꺼내든 것은 반복돼왔던 대통령 사저 논란을 통한 방어임과 동시에 기존 지지층들로 하여금 결집을 노린 카드로 풀이된다.
노 전 실장 외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10년 전 노 전 대통령 봉하 사저를 지금 국민의힘 소속 많은 의원들이 ‘아방궁’이다, ‘노방궁’이다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지 않았느냐”며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양산 사저에 대해서 계속해서 의혹이 있다는 식으로 망신을 주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