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유는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 환율전쟁 과정에서 대규모로 유동성을 풀어 세계적으로 돈이 넘쳐나고 있는 탓이다.
특히 글로벌 경제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회복 속도 차이(two-speed global recovery)로 미국을 중심으로 여전히 막대한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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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원유와 각종 금속을 비롯한 국제 원자재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점도 과잉 유동성과 함께 상품가격을 쌍끌이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와 자연재해는 농산물값 급등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작년 4분기 에너지와 금속, 농산물 가격은 각각 전기대비 11.9%와 9.9%, 15.8%나 급등했으며, 금과 구리, 원당 등 일부 원자재들은 명목가격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마저 갈아치웠다.
중국발 인플레이션을 지칭하는 `차이나플레이션`도 글로벌 물가불안을 자극하는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중국과의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경우 `차이나플레이션`에 더욱 더 취약하다.
중국은 그 동안 값싼 노동력에 기반한 값싼 상품의 공급원으로, 전 세계 물가안정에 크게 기여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임금과 물가가 지속적으로 올라 오히려 인플레이션 수출국으로 탈바꿈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공포가 엄습하면서 영국과 미국 등 아직 경기회복의 정도가 여전히 미약한 선진국에서도 물가불안 조짐이 조금씩 나타났고 있다. 유로존의 경우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2.2%로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상회했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우 아직 경기회복 정도가 충분치 않아 긴축에 나서기 어렵고, 신흥국 역시 금리을 올릴 경우 세계적으로 흘러넘치고 있는 유동성이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환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글로벌 물가불안은 기상이변 등 일시적인 요인이 크다"면서도 "다만 신흥국에서 내수 주도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원자재 재고도 줄고 있는 만큼 추세적이고 구조적인 물가상승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