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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신년사) 무자년에 가맹본부에게 바라는 것은

강동완 기자I 2008.01.02 09:10:10

공정위 기업협력단장 이동훈

[이데일리 EnterFN 강동완기자] "속고 속이지 않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공정거래위원회 이동훈 단장은 2008년 새해 신녀사를 통해 "서로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하고 내세우기 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우연곡절끝에 가맹사업법이 시행된 만큼 업계의 발전이 있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 다음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협력단 이동훈 단장의 신년사 전문이다.


무자(戊子)년 새해가 밝았다. 교수신문에서 자기기인(自欺欺人) 이라는 생소한 말을 2007년의 사자성어로 선정한데서도 알 수 있듯이, 지난해는 가히 거짓말로 점철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해가 바뀌었으니 올해는 서로 속고 속이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사실 프랜차이즈 만큼 당사자간의 신뢰가 중요한 분야도 없다. 가맹점 창업희망자는 가맹본부에 대한 믿음없이는 창업을 결심할 수 없다.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나면, 본부와 가맹점사업자는 서로 동반자라는 인식과 신뢰가 있어야만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소비자들이 개별 가맹점을 기꺼이 찾는 이유도 모든 가맹점마다 서비스와 상품의 동질성이 보장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이와는 많이 다른 것이 사실이다. 허위·과장 광고를 통해 가맹점을 모집해 놓고 나 몰라라 하는 가맹본부가 있는가 하면, 엉터리 매출정보로 퇴직금을 털어 가맹점을 차린 소시민을 울리는 본부도 있다.

 
남의 영업비밀을 훔쳐 가맹본부를 차렸다가 법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경우도 있었고, 특정 지역에 대해 독점권을 주마고 약속해 놓고는 장사가 좀 잘된다는 이유로 근처에 다른 가맹점을 개설하는 식의 몰상식한 가맹본부도 적지 않다.
 
잘 나가는 가맹본부들이 가맹점 매출을 올린다는 명목으로 판촉행사를 벌이고는 그 비용을 가맹점에게 몽땅 떠넘기는 식의 영업을 하는 것은 하나의 관행이 되다시피 했다.

물론 대부분의 가맹본부들은 건실한 아이템을 가지고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를 하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일부 몰지각하거나 부적격한 가맹본부들이 업계 전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 문제이다. 2007년을 휩쓴 ‘자기기인’에 이들 본부도 한몫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개정된 가맹사업법이 금년 2월4일 시행에 들어간다. 새로 도입된 정보공개서 등록제와 가맹금 예치제는 차질없는 준비를 위해 8월4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시행령 개정작업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가맹사업진흥을 위한 법률도 새로 마련되었다. 업계 입장에서는 가히 혁신적인 변화이다. 부실하거나 부적격한 가맹본부들은 더 이상 존립이 어렵게 될 것이다. 대다수 가맹본부들이 가지고 있던 그간의 폐쇄적인 태도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투명성·공정성을 갖춘 건실한 가맹본부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이제 여건은 마련되었다. 향후 프랜차이즈 업계가 어떤 식으로 발전해 나가는가는 전적으로 업계에 종사하는 당사자들에게 달렸다.

 
가맹본부뿐 아니라 가맹점사업자들도 달라져야 한다. 일방적으로 가맹본부에 의존하거나, 가맹본부를 적대시하는 마음가짐으로는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서로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하고 내세우기 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말이다. 이는 잃어버렸던 서로에 대한 신뢰를 되찾고, 업계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무자년에는 보다 성숙된 업계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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