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이 없었다면 평범한 농촌마을이라고 생각해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동네 주민들은 모내기를 위해 모판 옮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현지 부동산에 관심있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잦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현지 분위기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차분한 모습이었다.
◇ 토지시장 매도 문의만.. 거래는 없어 신동 주민 김여순(70·여)씨는 “과학벨트로 변경 조성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진 건 없다”며 “외지인이라고는 기자들만 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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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지목별 평균 토지보상금을 3.3㎡당 약 33만원 정도로 예상했다. 세종시 조성을 위해 6년 전 충남 연기군에 지급된 3.3㎡당 평균 18만7000원과 비교한다면 낮지 않은 금액이다. 이미 개발호재가 땅값 시세에 반영된 상태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발걸음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신동의 H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내놓으면 팔릴 거라는 심리 때문인지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사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매도희망자는 보상가를 매도가격의 기준으로 세우고 있지만, 매수자는 보상가보다 낮은 수준을 생각하고 있어 거래가 쉽지 않다는 게 현재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 아파트시장 살아나.. 미분양 빠른 소진 토지시장이 잠잠한 것과 달리 아파트 시장은 과학벨트 입지 선정 호재로 술렁이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대전 과학벨트 개발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17년까지 5조2000억원을 투입해 연구단 50개를 단계적으로 설치하고, 2012년에는 25개 내외 연구단 설치에 착수해야 한다.
25개 연구단 상근인력만 총 30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지역으로의 유입인구는 4인가족 기준 1만2000여명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토지보다는 지역개발로 인한 인구 유입 기대감에 아파트 투자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신동과 가까운 대덕테크노벨리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는 이달 초 85㎡(전용면적)가 3억2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현재 물건이 없어 가격예측이 어렵다. 송강동 한마을아파트 84㎡의 경우 발표 전보다 2000만원 오른 2억4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관평동 K중개업소 관계자는 “이곳은 워낙 물건이 없던 곳”이라며 “과학벨트 호재 전부터 매매가 대비 전세율이 높아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는 지역인데 찾는 사람이 늘면서 가격이 더 올랐다”라고 설명했다.
할인분양을 진행 중인 미분양아파트는 하루 10여가구가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청약통장도 필요하지 않는데다가 시세보다 15%정도 저렴한 값에 분양받고 개발호재로 인한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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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한 풍림산업 금강 엑슬루타워 현장소장은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64㎡의 경우 1000만~2000만원정도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며 “84㎡도 500만~1000만원의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며 연일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모델하우스 현장에서 만난 박영선(47·여)씨는 “84㎡를 계약했다”며 “과학벨트 소식에 분양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내달부터 분양하는 유성구 노은지구 한화 꿈에그린(1883가구) 모델하우스에도 하루 평균 150~200여통의 문의전화가 2배 가량 늘었다고 한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늘어난 전화 문의로 과학벨트 호재를 실감하고 있다"며 "현재는 외지인보다 대전지역 거주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