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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조호연 대표, "애빌린 패러독스"

임종윤 기자I 2007.08.24 10:00:00
[씨티씨바이오(060590) 조호연 대표] 다음은 미국의 경제학자 Jerry B. Harvey가 실제로 경험했던 일이다.
 
섭씨 40도가 웃도는 텍사스의 무더운 어느 날, 그의 가족들 중 한 사람이 이렇게 제안했다.

"우리 애빌린에 가서 저녁이나 할까요?"

하비 교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더위에 어딜 가요? 가만 있어도 숨이 콱 막힐 지경인데...더구나 애빌린은 80km나 떨어져 있어서 가는 데만 2시간이 걸린다고요." 그때 다른 한 가족이 이렇게 말했다.

"좋아요. 거기 스테이크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저녁이나 먹고 오죠. 그런데 하비 교수는 어때요?"

하비 교수는 내키지 않았지만 남들의 기분을 맞춰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동의하고 말았다. 결국 그들 가족은 살인적인 더위 속에 에어컨도 나오지 않는 낡은 차를 타고 텍사스의 흙먼지를 뒤집어쓰며, 왕복 4시간 동안 차를 타고 애빌린에 갔다왔다. 설상가상으로 음식 맛도 형편 없어서 가족 모두에게 최악의 여행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재미 있는 사실은 애빌린으로 외식을 가기로 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족 그 누구도 마음 속으로는 동의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처음 제안한 사람은 분위기가 어색해서 그것을 깨려고 무심코 "애빌린에 갈까?"라는 말을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것이다. 물론 애빌린에 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가자고 맞장구 친 사람은 역시 애빌린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굳이 반대하고 싶지 않아 동의했다고 말했다. 하비 교수도 다른 사람이 가고 싶어 하니까, 나도 가고 싶은 척을 해야 상대를 위한 배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비 가족들은 그들 중 애빌린에 가고 싶어 했던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만장일치로 애빌린에 갔다 왔던 것이다. 하비 교수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애빌린 패러독스`라 불렀다.
 
우리는 가끔 애빌린 패러독스와 같이 누구도 원하지 않지만 그 누구도 거부하지 않아서 모두가 울며 겨자 먹기로 그 일에 동참하는 것을 경험하곤 한다. 직장 내 회식 자리에서 모두가 술좌석이 끝나길 원하지만, 누군가가 "한 잔 더 해야지?" 하고 바람을 잡으면 내 의지와 상관 없이 2차, 3차로 이어지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비 오는 날 골프 치는 것을 아무도 원치 않는데 반대 하는 사람이 없어서 빗속에서 티셧을 강행하는 일도 애빌린 패러독스 현상일 것이다.
 
어떤 사회나 조직에서 암묵적 대세가 생기면, 개인은 대세를 거스르려 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 원인 모를 분위기와 함께 묻혀 가는 것이 훨씬 더 편하다. 하지만 대세를 거르고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밝힐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
 
대세와 다른 결정을 내리는 사람을 일컬어 `괴짜`, `또라이`, `왕따`등으로 놀려대지만, 톡톡 튀는 그들이 혁신의 주체이자 승리의 주역이 되어왔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역시 도약을 위해서는 애블린 패러독스로부터의 탈피가 필요하다. 남들과 같은 방식 또는 눈치 작전으로는 짜증스러운 결과만 도출될 뿐이다. `나 혼자 튀면 소외?`라는 두려움에서 탈피하여 과감한 도전과 혁신을 일구어가는 회사로 성장시켜야 할 것이다.
 
조호연 대표
<약력>
서울대 축산학과 졸업
동방유량㈜ 근무(1984~1991)
㈜서울신약 근무(1991~1993)
세축상사 설립(1993)
현 ㈜씨티씨바이오 대표이사(1996~)
㈜씨티씨바이오
1993년 회사설립(세축상사)
2000년 ㈜CTC바이오로 사명 변경
2001년 벤처평가 우수기업인증
2002년 코스닥(KOSDAQ) 등록
2004년 우수의약품 KGMP 적합판정
2006년 의약품 정제 코팅 시스템 생산및 기술 서비스에 관한 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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