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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 태양광업체 신성이엔지(011930)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내년 11월 상용화를 목표로 ‘고효율 어드밴스드 PERC(advanced-Passivated Emitter Rear Cell) 태양광 모듈’ 핵심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재 글로벌 고효율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PERC 셀을 한 단계 향상시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22% 이내인 기존 PERC 셀의 발전효율을 23%급으로 끌어올리는 게 골자다. 신성이엔지는 이를 통해 고출력 태양광 모듈도 내년 말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PERC는 태양광 셀 후면 방지막을 통해 전자 재결합을 줄여 발전효율을 높이는 기술로 최근 몇년간 단결정(모노) 태양광 시장을 이끌어왔다. 기존 태양광 셀의 발전효율은 10% 후반대에 불과했지만 PERC 기술이 도입된 이후 22%대까지 상향됐다. 한화큐셀의 ‘큐피크’, 신성이엔지의 ‘파워XT’ 모듈 등이 PERC 셀을 이용한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현재도 충분히 통용되는 고효율 기술이지만 최근 몇년간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가정용 태양광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태양광 업체들은 차세대 셀·모듈 개발에 선제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신성이엔지가 개발 중인 어드밴스드 PERC 기술이 대표적인 사례다.
어드밴스드 PERC 기술은 기존 PERC 셀에서 구조 및 공정에 대한 최적화 작업을 통해 현 생산단가를 유지하면서 고효율화를 꾀하는 게 골자다. 회사 관계자는 “한층 더 강화된 보호막 형성 기술과 도핑(소량의 물질 첨가) 기술을 기반으로 전류의 이득을 극대화시켜 고효율 셀을 개발하는 게 핵심”이라며 “또 다른 차세대 셀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큐셀도 차세대 셀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 13일 한화케미칼(009830)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차세대 셀의 효율 향상 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정확한 상용화 시점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전기 전도성이 강한 물질인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한 기술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큐셀은 페로브스카이트 기술을 통해 기존 22%대인 셀의 발전효율을 25%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의 셀과 비교했을 때 페로브스카이트 활용 셀은 생산비용이 저렴해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다.
이처럼 국내 태양광 업계의 차세대 셀·모듈 개발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어드밴스드 PERC, 페로브스카이트 등을 비롯해 ‘HJT’(셀을 뚫어 후면에 전극을 형성하는 기술), ‘탠덤’(서로 다른 영역의 태양광을 활용하는 기술) 등이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다만 아직 완전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태양광 업계는 중장기적으론 차세대 셀·모듈 기술 개발을, 단기적으론 셀 크기를 키워 출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고효율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009540) 계열 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도 내년 초부터 셀 크기를 늘려 최대 430W급 출력을 자랑하는 대면적 태양광 모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태양광 셀 크기(158mm×158mm)를 대면적(166mm×166mm)으로 늘려 출력을 극대화한 것이 골자다. 이 경우 낮은 일조량에도 안정적인 발전량을 제공할 수 있어 기존 셀을 사용한 모듈대비 생산효율성을 13% 이상 키울 수 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물론 타 업체들 역시 우선적으론 이 같은 전략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업체들은 어드밴스드 PERC, 페로브스카이브, 탠덤 등 차세대 태양광 셀에 대한 연구개발을 주요 연구기관들과 국책과제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고출력·고효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만큼 국내 업체들의 차세대 기술 개발은 향후 태양광 시장에서 차별화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