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디지털자산 시장 불법 처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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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이날 토론회에서 감독원 설립 방향을 공개했다. 노 의원은 “디지털자산 시장은 기준이 없는 상장과 폐지, 작전 세력들의 시세조작, 다단계 판매 등 많은 불법들이 횡행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제대로 관리·감독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담기구의 3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우선 노 의원은 “가상자산의 허위공시, 시세조작, 다단계 판매는 전담기구를 만들어 감시·처벌해야 한다”며 “불법행위를 엄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엄격한 관리 하에서 국내 코인 발행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디지털 전문가를 양성하고 청년·중장년 모두에게 디지털 자산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감독원이 거래소, 블록체인 네트워크 등 디지털자산 거래가 발생하는 플랫폼 및 서비스 전반을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독원이 분기에 한번 씩 거래소의 상장·폐지 내역을 확인하고, 2년 내 신규상장 코인에 문제가 발행한 경우 해당 거래소에 과징금 또는 영업정지를 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 대한 가상자산 거래소의 사회적 책임은 삼성전자(005930)보다 더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난 9월까지 누적 매출은 2조8209억원, 영업이익은 2조5939억원, 순이익은 1조990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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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설재근 한국블록체인협회 수석부회장은 “거래소 책임을 제기하는 건 충격적”이라며 우려했다. 설 부회장은 “상장 및 상장 폐지, 공시, 표준이용 약관 등에 대해 회원사들과 자율규제 측면에서 이미 협의를 하고 있다”며 “산업이 커가는 상황에서 민간 영역에서 할 일을 하고 있는데 왜 정부가 감독원을 신설해 하려고 하는지 동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우려가 잇따랐다. 이정엽 블록체인법학회장(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은 “해외 거래를 통해서도 가상자산 수익이 나고 있는데, 관리·감독을 하려면 고민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투자자 보호라는 이유를 대서 관리·감독을 하려고 하는데, 정부가 시장보다 거래 상황을 더 알겠는가”라며 “전담기구를 신설할 게 아니라 시장을 가만히 놔두는 게 좋다”고 꼬집었다.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자 전문가들은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여론수렴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은 “가상자산 공시를 누가 무엇을 해야 할지도 불불명하다”며 “가상자산을 제도화하는 업권법부터 만들고 나중에 감독원 신설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환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은 “이대로 가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진흥과 감독 간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공청회 등을 많이 마련해 사업자,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많이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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