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朴대통령 국정교과서 발언 수정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최씨가 대통령 말씀자료를 수정한 부분에 국정교과서 관련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전날 최씨 조카인 장시호씨로부터 태블릿PC 1대를 입수했다. 이 태블릿에는 2015년 10월 13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 사용된 대통령 말씀자료 중간 수정본이 담겨 있었다.
특검은 전날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소환해 조사한 결과 정씨가 회의 전날인 2015년 10월 12일 최씨에게 말씀자료 초안을 보냈고 최씨가 이를 수정한 게 맞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특검보는 “정씨가 당시 수정본의 경우 유난히 수정사항이 많아 특별히 기억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특검보는 “(국정교과서 관련) 역사관에 대한 수정이 이뤄졌다”며 “자세한 내용은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당시 말씀자료를 살펴보면 ‘대한민국에 대한 확고한 역사관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문화적으로도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부분을 최씨가 고친 것으로 추정된다. 수정 전 표현은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 박 대통령은 회의 때 최씨가 수정한 내용대로 낭독했다.
◇특검, 태블릿 잠금 풀기 쉬웠다
이날 특검은 태블릿이 최씨 소유라는 것을 검증한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특검보는 “태블릿 내 연락처와 이름이 최서원(최씨의 개명 후 이름)이고 사용자 이메일 계정도 최씨가 이전부터 사용하던 것”이라며 “이메일을 주고받은 상대는 데이비드 윤과 노승일, 박원오, 황성수 등이었다”고 말했다. 모두 최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물들이다. 특히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는 승마협회 부회장을 맡으며 삼성이 최씨와 딸 정유라씨를 지원하는데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인사다.
최씨가 태블릿을 사용한 기간을 2015년 7~11월로 특정한 데 대해서는 디지털 포렌식으로 분석한 결과 이메일 송수신이 해당 기간에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포렌식은 태블릿과 스마트폰 등 저장기기에 남아있는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이다.
이 특검보는 “최씨가 사용하는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잠금 패턴은 ‘L’로 동일하다”며 “이번 태블릿에도 그 패턴이 그대로 적용됐다”고 강조했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태블릿 잠금을 풀었다는 얘기다. 또 최씨가 사용한 이메일 계정은 구글 지(G)메일이라고 확인했다.
특검은 태블릿 내 다른 증거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특검보는 태블릿에 특검이 분석 중인 유의미한 자료가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말하기 적절치 않다”며 “알아서 판단하라”고 여운을 남겼다.
<정정보도문>
본지가 2017년 1월 11일자 보도한 <특검 “최순실 국정교과서에도 개입”…태블릿 잠금 패턴은 모두 ‘L’>에서 “특검팀은 최씨 소유의 태블릿과 스마트폰 잠금 패턴이 모두 알파벳 ‘L’이었다고 소개”, “최씨가 사용하는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잠금 패턴은 ‘L’로 동일하다”는 부분은 사실과 달라 삭제합니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는 검찰·특검에 휴대전화를 제출하거나 압수당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으며, 실제 확인 결과 검찰·특검이 최씨 재판에서 제출한 증거목록에는 최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는 기록은 나오지 않습니다. 최씨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L’자 패턴을 설정한 사실도 없다고 본지에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