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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사라지는 美일자리…제조업 간판 GE 2600명 해고

방성훈 기자I 2020.03.24 18:35:59

GE, 제트엔진 2600명 해고 결정…전체 직원의 10%
저임금·임시직 수백만 일자리 증발 우려…요식업 가장 많아
코로나19 특수 아마존·월마트·피자헛 등은 고용 확대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내 일자리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 대기업 중 처음으로 정리해고를 결정한 곳도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 대표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제트엔진 부문에서 직원 2500여명을 정리해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직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GE는 또 정리해고 대상에서 제외된 직원들에 대해서도 핵심 유지·보수 인력만 남기고 절반은 향후 3개월 동안 유급 또는 무급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임금도 동결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래리 걸프 최고경영자(CEO)는 연봉을 전액 반납하겠다고 선언했다.

GE의 제트엔진 부문은 보잉,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업체들에게 엔진을 납품하는 사업을 운영하며, 그동안 GE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보잉과 에어버스 등의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돼 연쇄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GE는 이번 조치로 5억~10억달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걸프 CEO는 “회사의 재무 상태는 건전하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 규모나 지속기간과 관련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는 여전히 모르는 게 더 많다”고 강조했다.

GE의 정리해고 소식은 미국 대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직원을 해고한 사례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WSJ은 진단했다. 미국 간판 대기업까지 해고에 나서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실직자 폭증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산업계 단체들은 최근 정부 측에 소매업에서 170만개, 요식업에서 300만~500만개, 관광업에서 460만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마지막 4개월 동안엔 거의 200만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

FT도 최소 370만명이 실직 위기에 놓여 있다고 추산하며 “기록적인 수준의 실업수당 청구가 불어닥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많은 실직자가 예상되는 업종은 요식업이었으며, 소매업, 레저·관광, 운송 등이 뒤를 이었다. 또 거의 대부분은 저임금 임시직 근로자들, 즉 취약계층으로 나타났다. 실례로 헬스 관련업체인 플라이휠과 솔리드코어는 최근 임시직의 98%를 해고했다.

컨설팅업체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이날까지 코로나19 여파로 해고당한 직원은 약 9000명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은 호텔, 여행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었다. 이날도 메리어트 호텔이 수만명을 해고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델타항공은 정부가 지원해주지 않을 경우 정리해고 또는 임금 삭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올해 2분기 실업률이 30%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 실업률은 사상 최저 수준인 3%를 유지, 사실상 완전 고용상태를 지속해 왔다.

WSJ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발표한 중소기업 대출 지원 등 수많은 조치들도 직장을 잃은 사람들에게 급여를 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촉구했다.

반면 역대급 실직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도 고용을 늘리는 기업들이 있다. WSJ은 “아마존, 월마트, CVS셀스 등 생필품을 공급하는 유통업체들과 파파존스, 도미노피자 등 배달업체들은 최근 몇 주 동안 거의 50만명을 채용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역시 대부분이 임시직이지만 쏟아지는 실직자들을 일부 흡수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이다.

아마존은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자 미국 내 배송 및 창고 인력 10만명을 추가 채용키로 했다. 월마트도 5월 말까지 15만명을 추가로 고용할 계획이다. CVS헬스는 점포 관리, 배달 운전 등을 위해 5만명을 뽑을 예정이며, 대부분은 비정규직이지만 정규직도 일부 채용할 방침이다. 배달이 급증해 되레 인력난에 시달리는 피자헛, 파파존스, 도미노피자도 각각 3만명, 2만명, 1만명을 추가 고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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