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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3兆 이상 자구노력"..채권단, 8000억+∝ 추가 지원 검토(종합)

김영수 기자I 2020.04.27 17:15:51

두산그룹, 27일 채권단에 최종 자구안 제출..채권단, 긍정적 수용
두산重 유상증자·㈜두산 증자 참여·비핵심자산 매각 추진
대주주, 배당·상여금 받지 않고 급여 대폭 반납 등 책임경영 이행
두산重, 가스터빈·신재생에너지 등 미래혁신기술 중심 사업 재편

[이데일리 김영수 장순원 기자] 두산그룹이 유상증자와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해 3조원 이상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최종 자구안을 확정, 채권단에 제출했다. 채권단은 두산그룹이 제출한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수용하고 추가 자금지원 검토에 착수키로 했다. 추가자금 지원 규모는 다음달 조기상환해야 하는 5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및 추가 자금수요 등을 감안하면 8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 서울 강남 논현동 본사 사옥. (사진=뉴스1)
◇박정원 회장 등 사재로 두산重 출자..고강도 자구안 이행

27일 두산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및 발전 시장 회복이 지연되더라도 두산중공업이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출 수 있도록 3조 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자구노력을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각 사별로 이사회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유상증자,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 추진 및 제반 비용 축소를 위한 고강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비핵심 자산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산은 두산중공업의 모회사로서 두산중공업의 자구노력을 최대한 지원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자산매각 및 두산중공업 증자 참여를 추진할 예정이다.

박정원(사진) 회장 등 두산그룹 대주주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사재로 두산중공업에 대한 출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배당 및 상여금을 받지 않고 급여를 대폭 반납키로 했다. 두산그룹 대주주는 지난 3월 말 긴급운영자금 요청 시 채권단에 보유주식을 담보로 제공했었다. 이와 관련, 두산그룹 측은 “증자, 자산매각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이사회 등 절차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과 더불어 사업구조 재편에도 나설 방침이다. 두산중공업은 미래 혁신기술 사업에 역량을 집중키로 하고 가스터빈 발전사업,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두 분야를 사업 재편의 큰 축으로 세웠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친환경 미래형 고부가가치 사업인 두 사업을 주축으로 ‘Power Solution Provider’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5번째로 독자개발에 성공한 한국형 가스터빈은 현재 성능시험 중이며 실증화 작업을 거쳐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예정이다. 세계 가스터빈 발전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97조 원이며 2035년에는 이의 두 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성이 높은데, 독자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업이 적어서 앞으로 두산중공업의 주력사업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가스터빈 사업은 부품교체 및 유지보수 수요가 많은 특징 때문에 안정적 매출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이번 가스터빈 독자 개발 과정에서 얻게 된 특수금속소재 3D프린팅 기술을 토대로 한 신사업도 추진된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특수금속소재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항공기 부품, 방위산업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 등 신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이와 더불어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기존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친환경 수력발전사업, 태양광 EPC사업 등을 추진하고 수소 생산 및 액화 등 수소산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두산그룹 측은 “두산중공업을 조기에 정상화시켜 채권단 지원 자금을 신속히 상환할 것”이라며 “수출과 내수 진작을 통해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기업 본연의 역할을 다하도록 대주주 및 전 임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 두산 최종 자구안 긍정적..5월중 경영개선 작업 본격화

이날 최종 자구안을 제출받은 채권단 측은 두산중공업의 독자생존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사업개편 방향과 계열주 및 대주주 등 이해당사자의 고통분담과 자구노력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자구안의 단계별 세부 일정과 절차를 점검한 후 현재 진행중인 실사 결과가 마무리되는 대로 5월중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경영개선 작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특히 그동안 견지해 온 구조조정 원칙에 부합하고 자구안의 차질 없는 이행이 전제된다면 두산중공업의 정상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다음달 초 BW 등의 상환을 위한 추가자금 지원을 검토키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추가자금 지원 등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자금경색 상황이 해소되면 자체 신용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시장조달 기능 회복이 어려울 경우 추가적인 지원을 채권단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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