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기존 증권사를 인수한 카카오페이증권은 기업금융 사업부문을 유지하면서도 리테일(개인금융) 부문을 신설해 ‘투자·자산관리 대중화’에 치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기존 카카오페이머니 계좌를 바탕으로 한 증권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12년 만에 신규 증권사 인가를 받은 토스는 모바일 전문 증권사로 출범해 우선 국내주식 중개 서비스부터 시작해 해외주식 중개, 펀드 판매로 영역을 점차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20~30대를 공략해 이들의 투자참여를 이끌어 내겠다는 방침이다.
◇모바일 플랫폼 기반으로 투자·자산관리 서비스까지 확대
19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증권업 추진을 위해 설립한 100% 자회사 토스준비법인이 전날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중개업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회사는 향후 인력 및 물적 설비아 관리체계를 구축해 본인가를 획득하고, 올 하반기 본격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토스준비법인의 자기자본은 320억원 규모다.
앞서 지난 2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이 출범한데 이어 토스준비법인까지 증권업 진출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핀테크 업체들의 ‘금융권 영역 허물기’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했거나 예정인 카카오페이와 토스는 각각 3000만명(카카오페이), 1600만명(토스)에 달하는 모바일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투자 문화를 만든다는 비전을 그리고 있다. 플랫폼에서 송금, 결제 기능을 사용하던 고객들이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고, 소수의 자산가만 누릴 수 있던 자산관리 서비스도 누구나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 기업금융에 리테일 더하기…펀드 판매부터 시작
같은 지향점을 그리고 있지만, 카카오페이와 토스는 출발부터 다르다.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기존의 법인영업부나 리서치센터 등의 조직을 그대로 유지해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운데, 새로 신설된 리테일 부문은 카카오페이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넓혀 가겠다는 방침이다. 사업부문이 둘로 나뉜 만큼 각자 대표이사 체체로 전환해 기업금융 부문은 기존 윤기정 대표가 그대로 맡고, 리테일 부문과 전체 경영 총괄은 새로 선임된 김대홍 대표가 이끌기로 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리테일 부문의 경우 주식거래 보다는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판매에 우선적으로 치중하고, 향후 투자 솔루션, 자문형 자산배분 서비스 등의 투자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비대면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당장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구축해 주식거래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증권으로 연결하기 위해 카카오페이머니의 증권 계좌 업그레이드를 시작한 카카오페이증권은 6일만에 20만계좌를 개설하는데 성공했다. 오는 5월까지 세전 최대 연 5%의 수익을 제공하는 등의 프로모션을 통해 증권고객 유치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최소 금액 1000원부터 투자 가능한 펀드상품 3개도 이미 출시했다.
◇`리테일 특화` 토스, 주식중개 서비스 치중…“20~30대 공략”
증권업 라이선스 중 투자중개업의 인가만 신청한 토스준비법인은 일단 주식 중개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한다. 국내 주식 중개 서비스를 먼저 선보인 후 해외주식도 중개하고, 펀드 판매로 넘어갈 계획이다. 모바일 플랫폼이라는 강점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기존 모바일 주식거래에서 투자자들이 불편을 느꼈던 고객경험(UX)을 개선하고, 고객 친화적인 투자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토스 관계자는 “사업 초기에는 리테일 부문에서 모바일에 특화된 주식 중개업을 영위할 것”이라며 “향후 자산관리 서비스로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시점에 투자일임업, 투자자문업을 등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퇴직연금 등 종합 자산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신탁업 인가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준비법인은 토스 가입자 중 20~30대가 1000만명으로 60%의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주요 고객 층인 20~30대가 좀 더 편리한 환경에서 건전한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재민 토스준비법인 대표는 “국내 주식투자 인구는 오랜 기간 500만명 수준에서 정체돼 있고, 특히 20~30대 투자자 비중은 25%에 불과해 미국 등 선진 금융시장과 격차가 큰 상황”이라며 “기존 업계의 문제들을 개선해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고객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