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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가 답이다…글로벌 공략 식품사 날았다

이성웅 기자I 2020.08.19 17:13:10

2분기, 글로벌 매출 비중 50~60%대 식품사 실적 대폭 개선
CJ제일제당, 처음으로 글로벌 비중 60% 넘겨
오리온, 중국·베트남·러시아 현지화 전략 적중
삼양식품, 한국 라면 수출 51% 차지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라면을 비롯한 가정간편식(HMR) 수요 증가로 지난 2분기 식품제조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었다. 그중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업체들이 ‘어닝 서프라이즈’ 급의 실적 향상을 보여줬다. 모두 글로벌 매출 비중이 50~60%대에 달하고 있다.

19일 식품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 2분기 CJ제일제당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19.5% 늘어난 3849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이 지난 5월 말까지 뉴욕 맨해튼에서 운영한 ‘비비고 팝업스토어’.(사진=CJ제일제당)
증권가 추정치는 전년동기대비 50% 늘어난 2700억원 수준이었지만, 이를 훨씬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여줬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분기에도 증권가 추정치를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위기 상황 속에서 해외 사업이 지속 성장한 점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 식품·바이오 등 전사 글로벌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식품사업부문에선 2조1910억원 중 1조485억원(47.8%)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식품부문 해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6% 늘어났다. 가공식품만 놓고 보면 글로벌 비중이 59%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발생한 매출이 더 크다. 미국에선 슈완스의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매출 호조세로 인해 매출이 46% 증가했고, 중국에선 만두류 매출이 2배 이상 오르면서 35% 고성장했다.

식품 외에 바이오사업부문과 피드앤케어(사료·축산) 부문은 이미 해외 매출 비중이 압도적인 분야다. 2분기 바이오사업부문 매출은 7429억원으로 이 중 약 95% 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사료·축산 부문 매출 5269억원에서도 70% 가량이 해외 매출이다.

CJ제일제당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3분기에도 글로벌 식품업계 트렌드가 집밥 및 간편식 수요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성장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오리온도 지난 2분기 중국·베트남·러시아 시장에서 성장을 기반으로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분기 오리온 영업이익은 8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8%, 매출은 5151억원으로 75.8% 증가했다.

오리온의 해외 매출 비중은 67.2%로 70%를 바라보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4.9%포인트 증가했다.

오리온은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오리온 글로벌 제품 (사진=오리온)
중국 법인은 2분기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28.1%, 영업이익은 140.2% 성장했다. 스낵과 젤리 등이 고성장을 했으며 김스낵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베트남 법인은 매출 24.3%, 영업이익이 121.6% 성장했다. 쌀과자와 양산빵 등 신규 카테고리의 고속 성장세가 이어지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성장했다. 지난해 새롭게 출시한 쌀과자 ‘안’(An, 安)은 상반기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했으며 양산빵 ‘쎄봉’(C‘est Bon)도 아침 대용식으로 인기를 끌며 월 매출 1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러시아 법인은 초코파이, 비스킷 제품군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매출 20.6%, 영업이익 95.6%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초코파이는 현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라즈베리’, ‘체리’, ‘블랙커런트’ 등 베리 맛 제품들이 인기를 얻으며 약 26% 성장했다.

오리온 하반기에도 지역별 인기 카테고리 신제품으로 현지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에선 ‘닥터유 단백질바’와 ‘닥터유 에너지바’를 출시해 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중국 뉴트리션바 시장을 공략한다. 베트남에선 고성장세인 스낵·파이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편의점 대상 영업을 강화한다. 러시아에선 초코파이 라인업을 확충하고 비스킷 제품군을 강화할 예정이다.

삼양식품도 수출액을 대폭 늘리며 지난 2분기에 6분기 연속 최고치 갱신에 성공했다.

삼양식품은 2분기 매출 1740억원, 영업이익 294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 41% 증가했다.

특히 수출이 분기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하며 2분기 실적을 이끌었다. 2분기 수출액은 10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했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지역은 중국과 미국으로, 코로나19로 급증한 수요와 함께 해외 유통망 강화에 따른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정책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이 각각 75%, 145% 늘었다.

수출이 대폭 늘면서 한국 라면 수출에서 삼양식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상반기 51%로 증가했다. 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라면 중 절반 이상이 삼양 제품이다.

삼양식품은 하반기 온라인을 활용한 ‘불닭브랜드’ 강화에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중국에선 CM송 및 안무영상을 제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과 유명 왕홍(중국 인플루언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아울러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11월 온라인 광군제도 대비한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광군제에서 하루 만에 44억원어치를 판매한 바 있다. 아울러 미국에선 면제품 외 소스류나 냉동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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