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미국 MIT 교수와 에스더 뒤플로 MIT 교수는 올해 전미경제학회(AEA) 연례 총회 첫날인 3일(현지시간) 에밀리 브레자 하버드대 교수, 신시아 키넌 터프츠대 교수와 함께 내놓은 ‘기업가들의 빈곤 퇴치를 위한 소액 금융 효과’ 연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부부 경제학자인 바네르지 교수와 뒤플로 교수는 빈곤 문제를 집중 연구해온 개발경제학의 대가다. 바네르지 교수는 2011년 ‘포린 폴리시’가 선정한 세계 100대 사상가에 올랐던 석학이다.
소액 금융은 제도권 금융기관과 거래가 어려운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창업자금을 보증 혹은 담보 없이 대출해 자활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이들은 지난 2010년 소액 금융 대출을 무작위로 추출해 그 효과를 분석했다.
바네르지 교수와 뒤플로 교수는 이를 통해 “금융 지원의 효과는 (각 기업별로) 매우 이질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신용 접근의 모든 이익은 기업가정신을 극대화하면서 발생했다”며 “대부분 효과는 사업이 고정비용 중심의 빈곤 함정(fixed-cost-driven poverty trap)에서 훨씬 더 생산적인 기술(more productive technology)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나타났다”고 했다.
다만 GEs 외에 연구 샘플 내의 다른 이들의 효과는 0에 수렴한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바네르지 교수와 뒤플로 교수는 “(모험을 하지 않고) 주저하는 기업가들은 소액 금융에 따른 이익을 경험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들은 인도 하이데라바드 지역의 소액 금융을 예로 들며 “소액 금융 지원 6년 후 GEs들은 35%가량 자산을 더 많이 소유하게 됐고 2배의 이익을 창출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적으로 혜택을 본다는 걸 발견했다”고 했다.
이들은 또 “소액 금융과 관련한 저조한 효과는 주로 대출기관들이 대출할 기업을 선별하는 의지 혹은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빈곤 퇴치를 위해서는 ‘초기 마중물’을 제대로 역량을 갖춘 기업에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바네르지 교수와 뒤플로 교수는 한국의 경제발전사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발도상국의 빈곤 퇴치에 있어 좋은 연구 사례라는 것이다. 바네르지 교수는 2019년 10월 노벨경제학상 수상 이후 기자회견에서 “기술과 교육에 대한 한국의 대규모 투자는 (경제 성장을 위한)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