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해주면 아빠 열심히 일할게” 8년 성폭행 父 출소 앞둬

홍수현 기자I 2023.08.24 20:37:48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미성년 시절 8년여간 자신을 성폭행하고 추행한 친부가 오는 9월 출소를 앞두고 있다며 경제적 자유를 박탈시키고 싶다는 피해 호소글이 올라왔다.

친부가 작성한 항소 이유서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빠랑 소송 중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친족 아동성범죄 피해자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8세부터 15세까지 아버지에게 성추행과 강간을 당했다”며 “그로 인해 광장공포증, 대인기피증, 불안장애, 우울증, 신체화장애 등을 앓고 있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친부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친족 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추행·간음) 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오는 9월 5일 출소를 앞두고 있다.

A씨가 공개한 판결문을 보면 친부는 A씨가 7세, 10세, 13세 등 미성년자였을 당시 옷을 벗게 한 뒤 강제 추행했다.

또 A씨에게 “성관계 안 해주면 야한 동영상 봤다고 할머니나 고모한테 말하겠다” “성관계해 주면 집안일 더 열심히 하겠다. 아빠가 기운 내서 일을 더 열심히 해서 돈을 더 잘 벌 수 있다” 등 발언을 하며 성관계를 종용했다.

친부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A씨나 그의 오빠를 폭행했다. 이밖에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협박해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

A씨는 “현재 정상적으로 일할 수 없는 상태고, 근로 능력 없음 판정받아 기초생활 수급자”라면서 “소송구조제도를 이용해 국선변호사를 선임하고 아버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빠 명의로 재산도 없을 것이고 돈도 목적이 아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합법적인 선에서 마지막 처벌이자 발악이고, 경제적 자유라도 박탈하고 싶다”며 친부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소송 진행 중 할머니로부터 “징역 9년 살았으면 됐지, 왜 돈까지 달라고 하냐. 그 돈 받을 거면 징역 살게 하면 안 됐지. 다리 벌린 네 잘못이다”라는 말을 듣고 크게 상처받았다고 털어놨다.

민사 소송 재판 결과 1심에서 친부가 A씨에게 1억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친부는 “원심법원에서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해 판단했다”며 “저는 9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는데, 다시 1억 5000만원을 지불하라는 판결은 이중 처벌이라고 보인다”고 항소했다고 한다.

A씨는 “왜 피해자는 가해자가 출소하면 보복하러 올까 봐 불안에 떨면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하며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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