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제54차 총회에서 “이번 세기 중반까지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한다면 2021~2040년 중 1.5도 지구온난화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을 담은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1실무그룹 보고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총회는 195개국 정부대표단 및 IPCC 의장단 등 약 300~500여명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화상회의를 통해 이뤄졌다. 내년 9월 나올 종합보고서 중 과학적 근거를 담은 것이 제1실무그룹 보고서다. △현재의 기후 상태 △가능한 미래 기후 △리스크 평가와 지역 적응을 위한 기후정보 △미래 기후변화 억제 등 4가지 분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2도 아래로 기온 상승을 억제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가까운 미래인 2040년 안에 가장 낮은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를 적용하더라도 1.5도 지구온난화에 도달한다.
이는 1.5도 지구온난화 도달 시점을 2030~2052년이라고 제시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2018)와 비교해 9~12년(2021~2040년) 빨라진 것이다.
2018년 지구온난화 1.5 보고서는 10년마다 0.2도의 비율로 상승한 관측 추세만을 감안해 추정됐다면, 이번 보고서는 이같은 관측 추세와 모델의 예측전망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서 보다 단축됐다.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기온상승이 더 가팔라 질 것으로 모델은 예측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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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폭염은 지구온난화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기온이 1도 오르면서 산업화 이전엔 50년마다 한 번 찾아왔던 극한고온이 4.8배의 빈도로 찾아왔다. 1.5도 도달 시에 빈도는 8.6배 증가하고, 강도는 2.0℃ 강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구온난화는 인간의 활동이 초래한 명백한 재앙으로, 관측된 기온 상승은 인간 영향에 의한 온난화 기여도와 일치했으며, 탄소중립이 전제될 경우 억제는 가능했다.
최저 배출 시나리오인 SSP(Shared Socioeconomic Pathway·사회경제 경로)1-1.9에서는 먼미래(2081~2100년)의 전지구 지표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 대비 1.0~1.8도 오른다. 이는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이후 마이너스 배출량으로 전환하는 것을 가정한 것으로 전지구가 2050년까지 CO2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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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처럼 강도높고 극단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이뤄내더라도 해수면 상승은 수백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상연구관은 “온돌처럼 불을 떼지 않아도 뜨거운 상태가 한동안 유지되는 것처럼 온난화가 억제되더라도 해수면이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구 평균 해수면은 1901~2018년 사이 0.20m 상승했는데, 해수면 평균 상승 속도는 1901~1971년 사이에는 1년마다 1.3mm이었으나, 2006~2018년 사이에는 3.7mm 약 2.85배 증가했다.
이번 보고서는 올해 11월 영국에서 개최될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6차 당사국 총회(COP26)와 2023년에 시행할 첫 파리협정의 이행 점검 등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관련 논의 시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이번 승인을 계기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의 과학적 근거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기상청은 탄소중립의 과학적 근거를 담은 이번 보고서가 국내 정책에 연계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