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006400)는 최근 경기 수원시 영통구 SDI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S라인’을 착공했다고 14일 밝혔다.
6500㎡ 규모로 구축되는 S라인은 전고체 배터리 전용 극판부터 고체 전해질 공정 설비, 배터리 내부 이온이 원활하게 전달되도록 하는 셀(배터리의 기본 단위) 조립 설비 등 신규 공법과 인프라로 채워진다. S라인의 ‘S’는 고체(Solid)·독보적(Sole)·삼성SDI의 앞글자를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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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고체 전해질을 연간 24톤(t)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지금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세계 최대 생산능력이라는 것이 포스코그룹의 설명이다.
삼성SDI와 포스코그룹이 공략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전기자동차, 모바일 등에 적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소재인 양·음극재와 분리막, 전해질 가운데 액체인 전해질을 고체로 바꿨다. 유기용매가 없어 화재 위험이 낮고 안전성이 높을 뿐 아니라 리튬금속 음극재 등을 적용해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는 등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향상할 수 있다. 미래 배터리로 불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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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이번에 착공한 S라인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전고체 배터리 연구 성과에 이어 생산 기술까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0년엔 음극을 없앤 리튬금속 구조를 삼성종합기술원과 개발해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친환경 미래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발표한 포스코그룹은 7대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로 배터리 소재 사업을 점 찍었다. 포스코케미칼은 소재사로서 양·음극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전고체 배터리의 소재 개발을 맡아 차세대 기술 육성을 담당한다.
아직 전고체 배터리는 걸음마 단계에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2GWh 수준으로 추정되고 2025년 16GWh→2030년 135GWh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만 296.8GWh인 점을 고려하면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전, 삼성SDI와 포스코그룹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시장을 먼저 차지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삼성SDI와 포스코그룹을 포함해 토요타, 현대차 등은 황화물계 전해질을 적용하는 데 비해 스타트업은 폴리머나 산화물계를 연구 개발하고 있어 어떤 계열 물질이 주류를 차지할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이번에 착공한 S라인은 초격차 기술 경쟁력과 최고의 품질 확보로 삼성SDI가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이뤄 진정한 1등 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팀장은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양·음극재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차세대 배터리 소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혁신으로 이차전지소재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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