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OCI(신용등급 A)가 이날 진행한 회사채 3년물 수요예측에서 125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애초 모집금액은 600억원으로 2배가 넘는 자금이 쏠렸다. OCI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채무상환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발행금리 밴드는 A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등급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에 -20bp~+90bp(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OCI는 수요예측 결과를 토대로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OCI가 작년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했던 공모채는 흥행에 실패했었다. 3년물 800억원어치를 발행하는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은 110억원에 불과한 자금을 넣었고, 69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했다.
OCI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강등된 이후 첫 회사채 발행인 데다 당시 회사채 시장에는 A등급에서 실적이 나빠진 기업들은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분위기였다.
OCI도 작년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고 기관투자가들이 투자를 주저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OCI는 지난해 연결 기준 8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9년(1806억원 영업손실)에 이어 2년째 적자를 냈다.
다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이다. 가격 메리트 측면에서 ‘AA’ 등급보다는 ‘A’ 등급 매력도가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코로나19로 A등급 발행이 많지 않았으나 연초 A등급 회사채의 발행 성공을 보고 점진적으로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가격 메리트가 남아 있는 A등급 회사채 투자를 늘려갈 유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AA등급 이상 상위 등급의 경우 낮은 스프레드(특정 등급 회사채의 수익률에서 3년 만기 국고채의 수익률을 뺀 수치) 레벨로 인해 가격 메리트가 없다”며 “그동안 스프레드 축소 폭이 크지 않아 2019년 저점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스프레드 레벨을 유지하는 A등급의 경우 AA등급 이상의 상위 등급 대비 상대적인 강세를 보인다”고 전했다.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현대차증권은 OCI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동진 연구원은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과 신장 외 지역 폴리실리콘 수급 이슈로 군산 P1라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 재개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결정이 되면 연간 6000톤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현재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능력(Capa) 대비 물량이 20% 이상 증가할 수 있다”며 “OCI 실적 상향조정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