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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지난 2일 GS25와 경찰청의 홍보 포스터 속에 있는 ‘손가락 모양’이 논란이 되면서다. 해당 손가락 모양이 지금은 폐쇄된 극단주의 페미니즘 지향 커뮤티니 ‘메갈리아’의 로고를 연상케 하며, 한국 남성 성기를 비하할 때 쓰는 모양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남혐’ 논란이 확산했다.
이튿날 한 대학생 커뮤니티에 ‘남혐’ 손가락 모양 논란에 GS25 등의 “해명이 부족하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A씨는 “이게 왜 혐오 표현이냐”, “저 손동작을 누가 저렇게 해석하냐”, “억지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특정 손가락 모양 논란을 놓고 이를 ‘혐오 표현’으로 볼 수 있는지 의견을 밝힌 것. A씨가 해당 손가락 논란이 ‘남혐’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자 “왜 남혐을 옹호하냐”라는 비방 댓글이 이어졌다.
심지어 익명의 누리꾼이 남성 이용자가 많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A씨의 대학교와 학과가 공개된 프로필 이미지 등 신상을 공개해 올려 조롱 대상으로 만들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얼굴 X같이 생겼네”, “한녀들에 대해 신상 다 퍼트려야 한다”, “사회적으로 매장시켜야 한다”, “계속 따라다니며 공격해서 자살시켜야 한다”, “페미X” 등 A씨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은 물론 협박까지 하는 댓글들이 100여개 이상 달렸다. 일부는 “생리해서 예민하다”는 등 성희롱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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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손가락 모양이 혐오 표현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자 공격을 받은 것은 A씨뿐만이 아니다. 한 SNS 페이지에서는 여대생 B씨가 “이게 왜 남혐이냐”, “발끈하는 분들은 성기가 저만한 거냐”라고 의견을 남겼다. 이후 “저런 X들 때문에 젊은 한국여자가 페미 취급받고 혐오하는 사람들 많아진다” 등 비방이 줄을 이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상의 혐오 논쟁은 갈등의 전선을 넓힐 뿐 실체가 없는 소모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적 화합이 이뤄질 수 있게 물밑에서부터 젠더 갈등 인식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정치권 개입으로 최근 남성혐오, 여성혐오가 극단으로 치달아 오해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을’의 싸움에 불과해 남녀 간 차이를 인정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