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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데일리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실을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단독 입수한 ‘국산 개발 신약 생산 현황’ 자료를 보면, 카나브정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2355억원이 생산돼 생산실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제미글로정(1453억원)과 놀텍정(1231억원)이 뒤를 이었다. 같은기간 동아에스티(170900)의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정’과 종근당(185750)의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정’이 4, 5위를 기록했지만 생산액이 815억, 707억원으로 톱3와는 차이가 있다.
톱3 신약은 우선 각각 고혈압(카나브정)과 당뇨병(제미글로정), 항궤양제(놀텍정) 등 만성질환에 쓰는 치료제라는 공통점이 있다. 만성질환은 증세가 완만하게 나타나 보통 6개월에서 1년 이상 계속되는 질환이다. 이런 시장은 ‘1호 국산신약’ SK케미칼의 항암제(위암) 선플라주나 동화약품의 항암제(간암) 밀리칸주 등 항암제 시장에 비해 글로벌 제약사의 ‘절대강자’ 약이 없고 의사가 상대적으로 큰 위험 부담 없이 처방하기 쉬운 시장이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는 “(톱3 약은)베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고 의약품) 수준의 약효 우수성을 기반으로 영업 마케팅의 뒷받침을 받은 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제미글로정은 대웅제약과의 공동판매를 통해 판매됐다.
톱3 신약은 또 2010년 전후로 허가됐다는 특징이 있다. 카나브정은 2010년 9월, 제미글로정은 2012년 6월, 놀텍정은 2008년 10월 허가를 받았다. 이 시기는 1호 국산신약 선플라주가 1999년 시장에 나온 지 10년 정도가 지난 시기다. 톱3 신약의 성공에 앞서 이전 세대 신약 10년의 성공과 실패 경험이 있었다는 평이 나온다. 가령 선플라주(1993년)나 동화약품의 밀리칸주(2001년), 씨제이제일제당의 녹농균 예방백신 ‘슈도박신주’(2003년) 등은 성과부진 등의 이유로 차례로 2009년 생산 중단, 2015년 및 2009년 자진 취하됐다.
이와 함께 톱3 신약은 제품 출시 후에도 사후관리에 힘을 쏟은 공통점이 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카나브 개발에 500억원이 들었지만 출시후 임상진행 비용이 개발비용보다 더 많다”며 “출시 후에도 임상을 계속해 약효의 우수성에 대한 증거를 쌓았다”고 말했다. 카나브 관련 논문은 80편에 이른다. 제미글로정도 추가 임상에 투자를 많이 한 경우다. LG화학 관계자는 “제품 출시 전까지 연구개발비로 470억원을 썼지만 출시후 누적 연구개발비는 1000억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놀텍정은 적응증을 늘려 처방 환경을 개선한 사례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처음에는 소화성 궤양(산성인 위액에 따른 위나 십이지장 점막 손상)으로 제품이 나왔다가 역류성식도염을 추가하면서 매출이 급증했고 헬리콘박터균 제균 기능까지 더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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