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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IAF 개최 불발 효과, 화랑미술제로 이어져
8일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전날 폐막한 2021 화랑미술제에 방문한 관람객 수는 4만 8000여 명이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열린 지난해와 비교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화랑미술제 방문객 수보다도 30% 이상 많았다. 작품 판매액도 예년의 2배를 웃도는 약 7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작품 판매액의 증가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열리지 않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화랑협회는 매년 상·하반기에 각각 화랑미술제와 KIAF를 개최한다. 일반적으로 화랑미술제에서는 갤러리들이 소장한 중저가 작품을 선보이고, KIAF에서는 대표작을 선보인다. 화랑미술제를 담당하는 정현경 팀장은 “지난해 KIAF가 열리지 않아 일부 갤러리가 KIAF에서 선보이지 못한 대표작을 들고 나오면서 출품 작품의 가격도 평소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국제갤러리 부스에서는 박서보의 2008년작 ‘묘법 No. 080704’이 5억원대에 팔렸다. 제니 홀저의 2020년 회화 작품도 3억원대에 판매됐다. 올 초 타계한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갤러리BHAK는 1억원대의 김창열 작품 3점을 판매했다. 표갤러리도 1980년대 물방울 그림 2점을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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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젊은 구매자들이 나타난 것도 새로운 변화다. 정 팀장은 “젊은 층에서 주식, 부동산 등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미술 투자로도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100만~200만원 사이의 저렴한 소품 위주로 판매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우정우 갤러리 학고재 실장도 “박광수 작가의 팬이라며 작품을 구매한 20대도 있었다”며 “나이가 어리다 보니 평소 구매는 못하고 있다가 이번 미술제에 100만원 이하의 저렴한 작품이 나오자 용기를 내 구매했다는 얘기를 했다”고 떠올렸다. 학고재에서는 김재용 작가의 도넛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었다. 도자로 만든 도넛 시리즈는 한 개에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젊은 구매자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이밖에도 신진작가 특별전 줌인(ZOOM-IN)에 참가한 작품 중 VIP 오픈일에 첫 시작을 알린 오슬기 작가의 작품, 임지민 작가의 168개의 소품으로 구성한 작품 등이 다수 팔렸다. 정희승 작가의 도자 작품, 김민지 작가의 작품도 현장에서 판매가 이어졌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예술행사가 취소돼 미술애호가들이 갈증을 느껴서인지 방문객이 더욱 많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