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의 이번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5.3%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5.1%)를 상회한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5.3% 올랐다. 비슷한 시각 나온 프랑스의 이번달 CPI 역시 5.7%로 시장 전망치(5.4%)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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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전날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CPI가 6.4%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운 직후라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스페인의 경우 2.6%로 전월(2.3%) 대비 올랐다. 3개월 만의 최고치다. 특히 근원물가는 6.1%까지 치솟았다. 스페인은 유로존 국가 중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근원물가를 보면 ECB 정책 목표치(2.0%)를 한참 웃돈다는 점에서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ECB가 다음달 14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CB는 지난달까지 9회 연속 금리를 올렸는데, 또 인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ECB 금리는 4.25%다. 블룸버그는 “(주요국들의 물가가 높은 것은) ECB의 금리 인상 결정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로베르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등 ECB 내 매파들은 이미 추가 인상 신호를 보낸 상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최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사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이날 “기본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ECB 위원들은 유로존 경제 전망이 예상보다 더 암울하다는데 동의했다”며 “최종금리가 어느 수준이 될 지, 얼마나 오랜 기간 제한적인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할 지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