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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한 관계자는 14일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선임하는 과정에서 외부로부터 적임자를 추천받는 방법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개발한 매트릭스와 BSM을 활용해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배경과 관련, “ESG 경영 중 지배구조·의사결정 체제 등을 아우르는 ‘G’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적임자를 선임하는 게 중요해졌다”며 “예전처럼 한명 한명을 추천받는 식의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BSM은 이사회 구성원 혹은 이사 후보의 능력과 자질, 다양성은 물론, 역량과 이해도, 전문지식과 같은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격자 형식의 표로 나타낸 것을 의미한다. 즉, 해당 매트릭스의 가로축에 이사 후보들을 열거하고 세로축에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이사 경험 △전문성 △자격 △지식 △독립성 △윤리성 등 역량을 열거함으로써 적합한 인물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사회 다양성에는 이사회 구성원의 △성별 △인종 △문화적 배경 △나이 등이 포함된다. 또 BSM은 표 형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정보를 시각화하는 다양한 형태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발전 중이다.
이에 따라 이사회 멤버의 공백이 생기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기존 이사의 역량을 평가했던 지표에 걸맞은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BSM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그러나 미국과 호주 등 외국기업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이사 선임 및 이사 역량 평가에 활용 중이다. 글로벌 기업 중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코카콜라, 3M 등이 이를 도입했다고 밝혔고, 이사회 공시를 통해 구성원들의 역량 측정 결과를 공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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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SK와 KT&G, KB금융 등이 도입해 해당 지표를 공개하고 있다. SK의 경우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BSM 결과를 공개했다. SK의 BSM에는 사내·사외이사 9명의 각 부문 경험(전문성)을 이사회 인원수로 표기해 주주들의 이해를 돕도록 했다. 주요 항목으로는 △리더십 △재무·회계 및 리스크 △인수합병(M&A)·자본시장 △ESG △핵심 산업 △법률·공공정책 △국제관계 등 다양하다. SK의 경우 사외이사들이 주축으로 BSM 도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외국 기업들이 구성원별 역량 및 전문성을 공개한 것과 달리 각 분야별 인원수 및 성비, 평균연령을 표기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의 ‘스탠다드’ 역할을 하는 만큼 향후 BSM 지표를 전격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도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BSM 도입에 동참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미국 MS와 같이 삼성전자가 먼저 제대로 된 BSM 측정 결과 등 지표를 공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화우 ESG그룹의 이광욱 변호사는 “ESG 경영의 구성 요소인 ‘E’와 ‘S’는 각 친환경 대상자와 이해관계자의 행복추구 등이 실천 목표가 구체화돼 있지만 함께 큰 비중을 차지하는 ‘G’를 어떻게 강화해야 할지 그 방법은 비교적 추상적”이라 “기업 입장에서 ‘G’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은 여전히 과제이며, BSM이 거버넌스 확립에 매우 유용한 아이디어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