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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진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오는 9월 1~3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펼쳐진다. 세종문화회관 컨템포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3’를 통해 선보이는 ‘백현진 쑈: 공개방송’이다. 백현진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어디서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쑈’”다. 퍼포먼스, 비디오, 설치미술, 토크쇼, 낭송, 연설, 음악공연, 토막극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영화감독인 박경근이 이 모든 과정을 촬영해 추후 또 하나의 창작물로 선보일 계획이다.
어떤 공연이 될지 가늠이 안 된다. 백현진은 지난 5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연에 대해 “메타포는 1도 없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공연을 보면 말이 많은데, 저는 그런 게 지겨워요. 가령 냉장고를 통해 생물학이나 뇌과학을 끌어들이지 않고 그냥 ‘냉장고를 열면 시원하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어요. 평소에도 은유가 없는 작업을 하려고 하는데, 이번 공연에선 특별히 그런 부분에 더 집중해 보려고요. 그럴 때 공연을 보는 이들이 더 자기 마음대로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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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진에 따르면 공연은 유튜브 숏츠 동영상 같은 20개의 신(장면)으로 구성된다. 김고은은 독백 연기를 펼치고, 한예리는 백현진의 노래를 립싱크한다. 문상훈과는 ‘문명’을 소재로 토크쇼를 펼친다. 백현진은 “각각의 신은 모듈, 혹은 레고 조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각 장면이 따로 있기도 하면서 같이 뭉쳐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관객은 백현진의 ‘듣지도 보지도 못한 쑈’를 각자 생각대로 보고 즐기면 된다. 서사도 없기 때문에 이야기를 굳이 쫓아갈 필요도 없다. 그렇게 공연을 즐기다 보면 백현진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발전에 대한 집착은 사람을 힘들게 해요. 그래서 문명은 수정·개선·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변경·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영어 단어를 10개 아는 사람이 1년 동안 공부해서 영어 단어 5000개를 알게 되면, 그건 영어 실력이 늘어난 게 아니라 영어 단어를 더 많이 아는 사람으로 바뀐 것이에요. 저는 제가 1995년 어어부밴드로 첫 공연을 했을 때보다 지금 더 나은 뮤지션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이런 이야기로 관객을 계몽하고 싶진 않아요. 그냥 제 생각을 슬쩍 꺼내 관객에게 보여드리려고 합니다.”